로맨스, 브로맨스 여기에 정의감까지.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9회는 정경호의 존재감으로 채워졌다.
20일 방송된 '슬기로운 감빵생활' 9회에서 준호(정경호 분)는 자신의 담당 구역에 질 나쁜 수감자가 들어왔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동료 교도관들, 심지어 법자(김성철 분)까지 조심하라고 조언했지만 준호는 달라질 게 없었다.
그는 한 수감자가 독방에서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신부를 조롱하자 "적당히들 합시다"라고 주의를 줬다. 수감자는 "저 양반은 왜 독방이냐. 이거 다 특혜"라고 지적했고 준호는 "한 번만 더 반말하면 질서유지위반 감점처리하겠다"고 받아쳤다.
이 수감자는 "저런 새끼가 낫다. 반말만 안 하면 되잖아. 꼬라지 보니까 대충 우아한 스타일인데 오히려 저 스타일이 편하다. 자기가 세운 원칙만 지켜주면 다른 데엔 관심없다"며 준호를 깎아내렸다.
사실 준호는 제혁(박해수 분)과 함께 고등학생 때까지 야구를 했지만 부상으로 그만뒀고 1년 공부를 해 대학에 갔다. 입학해서는 선배들과 지하철 앱을 만들어 대박을 쳤지만 단돈 5천만 원만 받고 대기업 자리를 거절했다.
하지만 이후 대기업에 들어갔던 선배들은 다시 창업해 또다시 대박을 쳤다. 교도관 일을 하면서도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준호는 씁쓸해했고 이 사실을 동생 준돌(김경남 분)에게 전해들은 제희(임화영 분)는 준호를 위로하고자 했다.
준호는 "참을성이 없는 건가. 제혁이처럼 야구나 계속 할걸. 아니면 대학 선배들 따라갈걸.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늘 불안하고 즐겁지 않다. 다음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난 쪼다면서 쫄보"라고 자책했다.
제희는 "오빠가 재능이 많아서 그런 거다. 똑똑해서. 오빤 가진 게 많아서 그런 거니까. 선배들이나 우리 오빠 부러워해도 되는데 인생까지 후회하고 자책하지 마시라. 인생의 즐거움은 다른 곳에서 찾는 거다. 예를 들면 연애?"라며 준호를 웃게 했다.
늘 사람 좋게 웃던 준호지만 불의 앞에서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계속 문제를 일으키던 수감자는 다리를 저는 목신부를 따라하며 비하했다. 이를 지켜보던 준호는 수감자를 발로 뻥 찼고 욕설을 퍼부으며 "또 나대면 나한테 뒤진다"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헤어진 연인 제혁과 지호(정수정 분)의 오작교 역할, 재활에 집중하는 제혁을 돕는 일, 그의 동생인 제희와 가족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것 모두 준호의 몫이었다.
박해수를 중심으로 '감빵생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지만 9회에서 정경호가 왜 이준호를 택했는지, 그가 얼마나 다채로운 임무를 맡았는지 확실히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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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슬기로운 감빵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