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18)이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년 유예가 확정됐다. 배지환은 신중히 향후 진로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배지환은 1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 열린 '2017 야구소프트볼인의 밤' 행사에 참여했다. 배지환은 이영민타격상 주인공으로 선정돼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배지환은 최근 아마추어 선수 중 가장 화제에 올랐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와 계약했지만 무효화됐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달 22일(이하 한국시간) 국제 스카우트 과정에서 불법 계약이 적발된 애틀랜타에 철퇴를 내렸다. 이로 인해 애틀랜타가 맺은 특급 유망주 케빈 마이탄을 비롯한 13인의 계약이 무효화됐다.
이 중 배지환의 이름도 있었다. 경북고 졸업을 앞둔 배지환은 2018 신인드래프트 불참을 선언한 뒤 미국 진출을 택했다. 애틀랜타와 계약금 30만 달러에 계약한 뒤 한 달간 교육리그에서 뛰었다.
하지만 MLB 사무국은 배지환의 계약에 이면계약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애틀랜타는 국제 스카우트 계약금 상한제에 걸려 올해 배지환에게 30만 달러밖에 보장할 수 없었다. 이에 내년에 추가로 계약금을 더 주겠다는 사실상의 ‘이면 계약’을 했는데 이것이 적발됐다. MLB 사무국은 이에 배지환과 애틀랜타의 계약을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BO 규약에서는 한국프로야구 선수로 등록 없이 해외 구단과 계약을 한다면, 2년간 국내에서 뛰지 못하는 유예 조항이 있다. 하지만 배지환은 계약을 한 뒤 승인 이전에 무효화됐다. 계약과 승인 후 2년 유예조항에 걸린 사례는 숱하지만, 배지환의 경우는 전례가 없었다. 때문에 KBO도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KBO는 "비록 계약은 미국에서 무산됐지만 배지환은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문의해 계약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배지환도 이를 인지한 상황에서 신인드래프트 불참을 알렸기에 2년 유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지환은 덤덤한 반응이었다. 그는 "보름 전에 (징계 내용을) 아버지를 통해 들었다. 현 시점에서 내가 취할 방법은 없다. 아직 신체검사도 받지 않아 군 입대도 힘들고, 대학 입시도 끝났다. 덤덤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일본 진출 가능성도 있지만 서두르지 않겠다. 괜히 지금 조바심을 내면 안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배지환은 "교육리그에서 많이 배웠다. 비록 한 달이지만 내가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크게 성장한 시간이었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