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최다 득점’ 문성민, 빛바랜 에이스 활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17 16: 33

최근 경기력이 무난한 오름세를 그리고 있었던 현대캐피탈이 주전 세터 노재욱의 공백이라는 악재를 이겨내지 못했다. 간판스타 문성민이 활약했지만 마지막 힘이 모자랐다. 
현대캐피탈은 17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로 졌다. 삼성화재와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었던 현대캐피탈(승점 32점)은 이날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쳐 1위 탈환에 실패했다. 
아쉬운 결과도 결과지만, 사실 경기 초반에는 전반적인 내용도 좋지 않았다. 경기 내내 우리카드에 끌려 다녔다. 1세트에서는 세트 막판 추격했으나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 중요한 순간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이 맞지 않거나 리시브가 흔들렸다. 전반적으로 세터 노재욱의 공백이 잘 드러났다.

노재욱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하다 허리 상태가 악화돼 전력에서 빠졌다. 평소에도 허리 상태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닌데 이날은 경기에 나서지 못할 정도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선수보호차원에서 굳이 노재욱을 무리시키지 않았다. 대신 백업 세터인 이승원에 중책을 맡겼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출전이라 그런지 이승원의 토스가 흔들리며 전체적인 공격 짜임새가 떨어졌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이승원의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려 노력했지만 이승원의 굳은 손은 좀처럼 풀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안드레아스까지 부진하며 현대캐피탈은 주요한 공격 옵션 하나를 잃었다. 최 감독은 송준호 박주형 이시우 등을 고루 투입해 돌파구를 찾았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의 공격 성공률은 2세트 중반까지 40% 중반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역시 에이스가 위기에 빛났다. 문성민이 화끈한 공격력으로 침체에 빠진 팀을 살렸다. 이승원도 가장 호흡이 잘 맞는 문성민을 십분 이용하면서 점점 토스의 감을 살려갔다. 문성민은 안드레아스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공격을 성공시켜나갔다. 팀에서 사실상 외국인 선수 몫을 하고 있는 문성민은 오픈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타를 꽂아 넣으며 상대 에이스 파다르와의 싸움을 대등하게 끌고 나갔다.
송준호 신영석과 함께 삼각편대를 형성해 2세트 역전승을 주도한 문성민은 3세트에서도 활약을 이어나갔다. 4세트 초반까지 공격 성공률이 60% 이상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이미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26점)을 4세트에 넘어서는 등 총 30득점에 공격 성공률 54.71%를 기록했다.
하지만 결국은 노재욱의 공백이 컸다. 평소보다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었고, 문성민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졌다. 우리카드 블로커들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5세트 들어 공격 성공률이 다소 떨어졌다. 문성민도 막판까지 분전했으나 우리카드도 파다르가 대활약하며 한 발을 앞서 나갔다. 10-11 동점 기회에서 공격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 마지막 아쉬움이었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41점을 올린 파다르를 앞세운 우리카드에 무릎을 꿇었다. 실로 오래간만에 천안에서 우리카드에 지는 순간이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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