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에 나온 J리그 소속 선수 중 한 명도 러시아행이 가능할 것 같은 선수가 없다."
지난 16일 오후 7시 15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마지막 경기는 결승전에 해당됐고 일본이 선제골을 넣었으나 네 골을 몰아 터뜨린 한국의 4-1 역전승으로 끝났다.
이날 한일전은 경기 승패에 따라서 동아시안컵 우승이 걸려있는 중대 일전이었다. 한국은 앞선 경기서 보인 불안한 경기력을 극복하고 마지막 3차전서 일본을 대파하며 동아시안컵 2연패에 성공했다. 충격적인 역전패에 일본이 얼어붙었다. 일본 '풋볼채널'은 '좋은 점을 찾기 어려웠던 경기'라고 평가했다.
풋볼채널은 "2연승 이후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번 대회 한국이 가장 강하다고 경계하면서, 지금 기세라면 충분히 싸워 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선제골까지는 일본이 기세를 이어가나 싶었다. 하지만 좋았던 순간의 한국의 맹공에 그대로 무너졌다"고 경기를 분석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이자 월드컵 본선에 2회 참가한 베테랑 곤노 야스유키(34, 감바 오사카)는 "한국에 일본의 수비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수비를 하면서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일본 수비 조직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은 공격 이후 세컨드볼 상황에서 경합을 이겨내며 손쉽게 공격을 이어갔다. 일본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좋은 점을 찾으려도 해도 찾기 힘든 경기였다.
풋볼채널은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번 대회를 선수 테스트와 실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전에 나온 J리그 소속 선수 중 한 명도 러시아행이 가능할 것 같은 선수가 없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부임 이후 유럽파 위주의 명단으로 비판받았지만, 한일전을 보면 정말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고 일본 국내파를 비판했다.
한일전서 일본은 어설픈 수비 능력을 선보였다. 자연스럽게 수비수와 골키퍼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풋볼채널은 "골키퍼부터 수비수까지 기존 멤버에 도전할 선수가 없었다"며 "국내파 베테랑들 역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유럽파 근처에 갈 만한 선수가 없다"고 혹평했다.
풋볼채널은 "공격수 고바야시 유키나 이토 준야 정도는 희미한 가능성을 보였지만, 경험 부족이 나타났다. 이러한 경기력을 보면 러시아 본선은 어쩔 수 없이 유럽파 위주로 구성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일전에서 참패 당한 멤버가 본선 엔트리에 들려면 상당한 인상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일전 참패 이후 일본 축구계는 경악에 빠졌다. 실제로 2015년 힐릴호지치 감독 부임 이후 일본이 아시아권 팀에게 세 골 이상 내준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풋볼채널은 "이번 굴욕을 바탕으로 반전할 수 있냐 없냐는 개인의 노력에 달렸다. 이대로 할릴호지치 감독 체제로 러시아에 가는 것은 불안하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지 않는다면 선수가 바뀌어야 한다. 감독의 전술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