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하정우는 ‘1987’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리기(13일) 전날인 12일 먼저 ‘신과 함께-죄와 벌’의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이틀 연속으로 자신이 주연을 맡은 작품을 기자들과 평단에 선보인 것. 긴장되고 부담스러운 마음은 물론이고 육체적으로도 고됐다고 털어놨다.
하정우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신과 함께’와 ‘1987’의 언론시사회에 이틀 연속으로 참석하는 건 마치 올림픽에서 결승전 2번을 뛰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며 “두 영화를 동시에 홍보하면서 제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게 신기하다. 정신적으로도 힘들다(웃음). ‘1987’을 기다리는 관객들은 제가 ‘신과 함께’ 홍보만 하고 있다고 하는데 오해다(웃음). 저는 (김)윤석이 형 다음으로 열심히 홍보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하정우는 인기 웹툰을 영화화한 ‘신과 함께’에 대해 “언론시사회에서 웹툰 팬들이 실망할 거 같다고 얘기한 게 작품 속 작은 디테일이 중요해서였다. 저의 경우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영화화한 ‘엔더스 게임’을 봤을 때 (저그, 테란, 프로토스) 세 종족이 모두 나오지 않아 실망했었다”며 “‘신과 함께’도 그렇다. 실망하실 수도 있겠지만 영화로서만 관람해주시면 어떨까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웹툰에서는 변호사 진기한과 저승차사 강림이 각각 존재하지만 영화에서는 진기한이 빠지고 강림만 등장한다.
이어 “2년 전부터 시나리오를 받아 시작했고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작품을 드디어 보게 됐다. 저 역시 아쉬운 마음이 들어 순수한 마음으로 보진 못했다”며 “저도 원작이 있는 ‘허삼관’이라는 영화를 연출해보지 않았나. 원작을 좋아하는 관객의 마음을 이해하고 또 연출을 맡은 김용화 감독의 마음도 이해한다”고 밝혔다.
‘1987’보다 일주일 먼저 개봉하는 ‘신과 함께’는 화재 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한 소방관 자홍(차태현 분)이 저승에서 49일 동안 받아야 하는 7번의 재판과정에서 그를 변호하고 호위하는 삼차사 강림(하정우 분), 해원맥(주지훈 분), 덕춘(김향기 분)과 겪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영화이다. 모든 인간이 겪는 삶 속의 소소한 일들, 그 안에서 느낀 희로애락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고, 보통의 남자 자홍의 사연에 우리 자신을 투영하게 만든다.
하정우는 “‘1987’은 시대극이지만 사실주의 영화고 ‘신과 함께’는 판타지 드라마”라며 “(‘신과 함께’는)그림을 보면서 촬영했는데 분위기나 뉘앙스가 어떻게 나올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며 “언론시사회에서 처음보고 어리둥절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참 따뜻한 영화다. 크리스마스와 잘 어울리는 어드벤쳐 영화 같다. 웹툰이나 영화가 저에게는 별 차이가 없었다. 각색되고 재구성됐음에도 관통하는 보편적인 메시지는 같다고 생각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고 사소한 말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이 타인에게 무슨 말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 자기 전에 한 번쯤 되돌아보고 반성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변호사 진기한과 저승차사 강림이 합쳐진 캐릭터에 대해 하정우는 “저도 합치는 게 가능할까 싶었다. 이승에서의 강림, 저승에서 재판에 참여하는 강림을 연기하는 중간 지점을 찾기 어려웠다”며 “삼차사의 감정을 드러내거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게 아니라 자홍과 수홍, 그들의 어머니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연기적으로 해석한 부분을 설명했다.
“‘신과 함께’를 영화로서 관람해주시면 어떨까 싶다. 관객들이 진화한 비주얼과 CG를 친숙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purplish@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