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멋질 수 있을까. 운명의 한일전서 정우영이 믿기 힘든 환상적인 데뷔골을 터트리며 일본 열도를 무너트렸다.,
한국은 16일 오후 7시 15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 3차전에서 먼저 선제골을 내줬으나 네 골을 몰아 넣으며 4-1 역전승에 성공했다.
이날 한일전은 경기 승패에 따라서 동아시안컵 우승이 걸려있는 중대일전이었다. 한국은 앞선 경기서 보인 불안한 경기력을 극복하고 마지막 3차전서 일본을 대파하며 동아시안컵 2연패에 성공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1월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4-4-2 카드를 다시 꺼내서 대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의 골은 모두 멋지게 들어갔지만 가장 환상적이었던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정우영의 프리킥 골이었다. 한국은 전반 23분 1-1 상황서 페널티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최근 세트피스 상황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신태용호다 보니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정우영은 프리킥 상황서 김진수와 함께 킥 선상에 섰다.
상당히 거리가 있던 장소다 보니 정우영이 키커로 나섰다. 정우영은 과감하게 직접 슈팅을 날렸다. 정우영이 강하게 쏘아 올린 공은 탄도 미사일처럼 일본의 수비벽을 넘었다 살짝 떨어지며 골문으로 들어갔다.
좀처럼 보기 힘든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에 일본 열도는 그대로 침묵에 빠졌다. 정우영의 프리킥 이후 일본 수비진은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정우영은 후반 19분 다시 한 번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정우영은 환상적인 프리킥골로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6월11일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A매치 데뷔한 정우영은 21경기동안 출전하면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정우영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인 만큼 골보다는 수비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그는 이날 강력한 킥력으로 일본 열도를 침묵에 빠트렸다.
정우영의 프리킥 골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이번 프리킥 골은 한국이 A매치 경기서 오랜만에 터트린 세트피스 득점이었다. 이 골 이후 막힌 맥이 풀린 듯 후반 24분 염기훈의 추가 프리킥 골까지 터졌다.
그야말로 정우영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열도를 악몽에 빠트렸다. /mcadoo@osen.co.kr
[사진] 도쿄(일본)=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