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 관리+체인지업’ 롯데가 듀브론트를 기대하는 이유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2.15 07: 34

분명 위험 요소는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그 위험 요소를 감수할만한 확신이 있다. 롯데가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할 예정인 펠릭스 듀브론트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하다.
롯데는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좌완 펠릭스 듀브론트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로써 롯데는 외국인 투수 라인업을 브룩스 레일리-듀브론트로 꾸렸다.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좌완 투수로 채웠다.
롯데는 “188cm 108kg의 체격을 갖춘 좌완 투수로 140km 후반의 빠른공과 낙차 큰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땅볼 유도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듀브론트를 소개했다. 또한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선발진 한 축을 담당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바 있다. 특히 2013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바 있다.

네임 밸류면에서는 최근 한국 무대를 밟은 특급 외국인 투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이미 많은 KBO리그 구단들의 외국인 선수 영입 리스트에 최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기에, 그의 한국행이 급작스럽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름값과 대비해 일각에서는 그의 한국행에 우려를 내비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부상 전력으로 인해 지난해 2016년을 통째로 쉬었고, 올해 그 소화한 이닝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 가장 걸리는 부분. 구위 회복 여부가 중요했다.
일단 듀브론트는 2016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2016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 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진 나섰지만 그 해를 완전히 건너뛰었다. 그리고 올해 다시 돌아왔다. 올해 29경기(2선발) 42이닝을 소화하며 2승3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기록했다. 경기 수와 선발 등판 횟수, 소화 이닝 등을 종합해보면 올해 두드러지지 않다. 하지만 올해 등판 경기들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올해는 철저한 부상 후 관리를 받는 시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4월22일(이하 한국시간) 구원으로 부상 이후 처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다음 등판은 26일이다. 3일 휴식을 취하고 나왔다. 이후에도 듀브론트는 올해 불펜 투수 보직이었음에도 최소 하루의 휴식이 포함되어 있었다. 연투는 없었다. 평균 3일 정도의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팔꿈치 수술 복귀 이후 첫 시즌 동안에 등판 관리, 이닝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올해 듀브론트가 올해 던진 이닝은 솔직히 무의미하다. 등판 관리와 부상 관리를 철저하게 받은 듯하다”고 전했다.
팔꿈치 수술 이후 첫 시즌은 보통 정상의 몸 상태와 구위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올해가 그 과정이었고 내년부터는 좀 더 완벽한 몸 상태로 시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이미 롯데는 부상 이후 140km 후반대의 공을 뿌리는 듀브론트의 마이너리그 등판 모습을 보고 몸 상태와 구위에 대한 확신을 한 상태다. 이닝 소화력에 대한 의문은 있지만, 조원우 감독의 성향상 이닝 관리 부분도 듀브론트를 배려할 전망.
2014년 같은 부위 수술을 받았던 브룩스 레일리가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회복 과정을 거친 뒤 2015시즌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고 정상적으로 활약한 가장 가까운 사례를 목격했다. 또한 2015년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했던 데이비드 허프가 2016년 중반 LG에 합류해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던 예시도 있다. 이런 부분들을 고려하면 롯데는 팔꿈치 수술 이후 2년 차를 맞이하고 부상 이후 철저한 관리를 받은 듀브론트의 성공에 어느 정도 확신이 섰을 수 있다.
또한 롯데는 듀브론트가 가진 구종에 주목했다. 듀브론트의 주 무기는 140km 후반대의 포심 패스트볼, 그리고 낙차 큰 커브로 알려져 있다. 높은 팔 각도에서 떨어지는 커브의 각도가 예리하고 낙폭도 크다. 하지만 롯데는 듀브론트의 커브보다는 체인지업에 더 높은 평가를 내렸다. KBO리그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2가지 구종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 우타자들의 표적등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좌투수들의 우타자 상대 주요 무기인 체인지업의 장착은 필수다. 레일리가 올해 초반 흔들렸던 것도 제대로 된 체인지업을 장착하지 못한 데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듀브론트는 체인지업을 주무기급으로 활용했다. 그동안 주무기로 알려진 커브와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이 비슷했다. 오히려 더 높았다.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커브를 전체 구종의 14% 비중으로 구사했고, 체인지업은 약간 더 많은 14.2%의 비율로 던졌다. 커리어를 거듭할수록 체인지업 커브보다 체인지업 구사 비율을 더 높였다. 또한 ‘팬그래프닷컴’의 구종 가치도 커브보다는 체인지업이 더 높았다. 최전성기이던 2013년 체인지업의 구종가치는 3.8로 커브가 –3.1이었던 것에 비하면 체인지업이 생각 이상으로 예리하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여기에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 내내 마이너스의 구종가치로 떨어진 적이 없는 구종이다. 체인지업의 통산 구종 가치가 8.3이고 커브가 –5.7이었다.
듀브론트의 명성과 기량은 이미 익히 알려진 상황. 이제 어떻게 떠오르는 변수들을 차단하고, 빠르게 적응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적응력 부분은 이제 시즌이 개막한 뒤에 확인할 수 있는 법. 일단 롯데는 새 외국인 선수 듀브론트에 대한 변수들은 조금씩 지워가며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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