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신드롬②] 설경구, 다시 시작된 제2의 전성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12.16 10: 50

] 배우 설경구가 올해 각종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휩쓸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올해 10월 열린 제54회 대종상 영화제, 11월 열렸던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이달 열린 제17회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는 올해의 남자배우상을 수상하며 3관왕을 달성했다. 청룡영화상에서 받은 인기스타상이 올해 그의 인기를 입증하지 않을까싶다.
이전까지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 1996년 영화 ‘꽃잎’에서 소녀(이정현 분)의 행방을 쫓는 대학생 우리들 역할로 출연하며 본격 스크린에 데뷔한 그는 1999년에 영화 ‘박하사탕’을 터뜨리며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일찍이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박하사탕’이 칸 국제영화제 감독부문에 초청 받은 것을 시작으로 '오아시스'는 국제영화비평가협회 특별초청, ‘여행자’가 비경쟁부문에서 특별 상영되기도 했다. 이후 ‘실미도’(2003), ‘해운대’(2009)로 두 번의 천만 축포를 터뜨린 설경구는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에서 강철중이라는 캐릭터를 만들며 연기 인생에 트레이드마크를 아로새겼다.

2000년대 초반은 그야말로 설경구가 영화계에서 왕 노릇을 하던 시절이었다. 당당하면서도 센 이미지를 보여줬던 그는 여성 팬들보다 수많은 남성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발표하는 영화마다 히트를 치는 명실상부 흥행 메이커였다. 평범한 얼굴로도 캐릭터에 걸맞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새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로 우뚝 섰던 것이다.
이렇게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그는 최근 3년여 간 배우로서는 치명적이라 말할 수 있는 흥행 참패를 기록하며 주춤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이 올해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아 재기했고 올 가을 개봉한 ‘살인자의 기억법’이 손익분기점을 뛰어넘는 흥행기록을 세우며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배우로서 손대는 작품마다 터뜨리며 탄력을 받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설경구는 언제나 캐릭터와 한 몸처럼 움직였다. 밋밋한 얼굴을 가졌음에도 결코 캐릭터에 묻히지 않았다.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되면서도 자신만의 존재감은 늘 큰 스크린 화면을 압도했다. 내년에 개봉할 영화 ‘우상’과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이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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