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 챔피언십, 선수 아닌 감독들의 능력 테스트 대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7.12.14 17: 14

일본에서 개최되고 있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 사실상 감독들의 능력을 테스트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비주관대회라는 점에서 유럽 해외파 차출 없이 자국리그 중심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따라서 최상의 대표팀 전력에 비해 개인 능력들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은 어느 정도 감안된 부분이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다소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일본 '슈칸 플레이보이'의 칼럼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일본대표팀에 대해 "소집된 지 불과 1주일 밖에 안됐지만 프로 최고 수준의 개인이 모였다는 점에서 전술과 조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할릴호지치 감독이 직접 선수들의 특징을 파악한 후 소집했으며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국내파들의 최종선발전이란 점을 강조한 것도 상기시켰다. 최종선발전이란 말 속에는 포지션별 최고 선수 기용을 뜻한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은 바뀐 포지션에서 뛰는 경우가 잦았다는 것이다.
일본은 첫 대회에서 북한을 1-0으로 꺾고 상쾌한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경기내용에서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들었다. 공격과 수비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또 중앙에 서던 고바야시를 측면으로 기용하는 등 적재적소의 원칙이 무너진 상태에서 무엇을 위한 시험인지도 모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할릴호지치 감독은 북한전이 끝난 후 "처음 모여하는 경기라는 점에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지 않겠다. 하지만 오늘 경기보다 좋은 경기를 보여줄지 확신할 수 없다"말한 것은 선수들의 성장을 기다리겠다는 말인지 의아하다고 꼬집었다. 본선에 나갈 최정예 멤버를 찾기도 바쁜 시점에 선수를 키워서 가겠다는 말과 같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대회는 본질적으로 지휘관의 역량에 따라 성적이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수들의 최종테스트"라고 말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 대회는 "감독의 능력을 테스트하는 대회"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는 16일 열릴 한국과의 결승전을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하게 썼다.
이 칼럼의 요지는 신태용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거의 비슷하게 적용된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고도 대표팀에 대한 여론이 곱지 않다. 기대 이하의 경기내용 때문에 본선에서 1승이라도 거둘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 감독은 E-1 챔피언십 우승을 출사표로 던졌다.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반드시 결과물을 얻어가 분위기를 바꿔놓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물론 여기에는 결과 못지 않게 경기내용까지 담보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신태용호는 중국을 상대로 2-2로 비겼고 북한전에서는 1-0으로 이겼다. 1승1무로 승점 4점을 기록해 2연승을 기록한 일본에 이어 2위다. 한일전을 통해 우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여전히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지금까지 신태용호가 긍정적인 시선을 받은 것은 지난달 10일 2-1로 승리한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이 사실상 유일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 10차전은 물론 10월 러시아, 모로코와의 평가전 역시 졸전이었다.
하지만 이는 일본대표팀뿐 아니라 다른 나라 대표팀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내용이다. 신태용 감독 역시 국내의 부정적인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 역시 경기내용과 결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달 10일 2-1로 승리한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는 모두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 10차전은 물론 10월 러시아, 모로코와의 평가전 역시 졸전을 거듭했다. 콜롬비아전에 이어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은 1-1로 비겨 나쁘지 않았지만 만족스런 평가는 받지 못했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 중국전을 2-2로 비긴 한국은 북한에 1-0으로 이겼다. 하지만 경기내용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자책골을 승리한 후 잘했다는 평가를 내린 신 감독의 인터뷰는 오히려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결국 선수들에 대한 평가와 함께 감독들도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번 대회다. 실제 2연패를 당한 북한의 욘 안데르센 감독은 경질 위기에 처했다. 유일하게 중국을 이끄는 마르첼로 리피 감독만이 여유로울 뿐이다. 과연 오는 16일 열릴 한일전에서 신태용호는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