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명예 외인’ 듀브론트, 어떻게 롯데가 품었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2.14 11: 04

그동안 KBO리그 외국인 선수 계약 시즌만 되면 물망에 올랐던 ‘명예 외국인 선수’가 결국 한국 땅을 밟게 됐다.
롯데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 외국인 투수로 펠릭스 듀브론트(Felix Doubront, 30세)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롯데는 조쉬 린드블럼의 이탈 공백을 채우면서 브룩스 레일리-펠릭스 듀브론트-앤디 번즈로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했다.
듀브론트라는 이름은 KBO리그 팬들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는 선수다. 매년 외국인 선수 계약 시즌이 되면 새 외국인 선수 물망에 오르내렸다. KBO리그 대부분의 구단들 외국인 선수 영입 리스트에 듀브론트의 이름은 언제나 상위에 올라 있었다. KBO리그 무대를 뛰지는 않았지만 ‘명예 외국인 선수’라고 불릴 만 했다.

경력도 출중했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이후 2012년 11승10패 평균자책점 4.86, 2013년 11승6패 평균자책점 4.32의 성적을 남겼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고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2경기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93(4⅔이닝 1자책점)의 기록을 남기며 우승에 일조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118경기(85선발) 31승 26패 평균자책점 4.89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이후 침체기를 걸었다. 2015시즌 이후 메이저리그 등판 경험이 없고 지난해에는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면서 잊혀진 존재가 되는 듯 했다. 올해 마이너리그로 복귀했지만, 부상에 대한 부분이 걸렸다. 하지만 롯데는 이러한 모든 리스크를 감수하고 듀브론트와 계약 합의에 이르렀다. 그만큼 롯데는 꾸준히 지켜보면서 확신을 가졌다는 의미다. 일단 롯데는 우완 일색의 토종 선발진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레일리와 짝을 이룰 좌완 투수를 영입하려고 했다. 
롯데 관계자는 듀브론트와 계약이 발표된 이후 “거의 6년 가까이 풀타임 선발 투수를 경험한 투수다. 듀브론트 같은 네임밸류의 선수는 쉽게 계약을 진행할 수 없는 선수였다”면서 “오랜 기간 동안 KBO리그 구단들의 외국인 선수 리스트에 올라 있었고, 우리 구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 플랜B의 1순위 선수였다”고 말했다. 롯데 역시 듀브론트를 오랜 기간 동안 지켜봤다는 의미.
올해는 팔꿈치 부상을 받고 맞이한 첫 시즌이었다. 29경기(2선발) 42이닝 2승3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남겼다. 부상 이후 첫 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 다만 구위 저하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었다.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듀브론트의 메이저리그 시절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2.1마일(약 148.2km). 가장 최근인 2015년에는 91.4마일(약 147.1km)였다. 부상을 당했을 무렵 구속이 떨어졌던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롯데는 올해 듀브론트가 마이너리그에서 등판한 대부분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구위 회복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이 관계자는 “부상 무렵 구속이 너무 떨어졌다. 142~3km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듀브론트의 불펜 등판은 물론 선발 등판까지 모두 지켜봤다. 불펜 등판 때는 150km를 상회했고, 선발 등판 때는 147~8km, 140km 후반 대를 능히 찍었다. 구위가 다시 올라온 것을 모두 확인했다”고 전하며 구속 저하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확신했다. 
올해까지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4년 연속 KBO리그 무대를 누빌 브룩스 레일리의 사례도 고려된 것으로도 보인다. 레일리 역시 2014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회복과 재활 과정이던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롯데가 레일리를 포착했고 데려왔다. 2015년부터 부상 후유증 없이 건강하게 활약하고 있다. 듀브론트 역시 마찬가지의 케이스로 올해 한국 무대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구단의 판단이 섰을 수 있다.
한편, 롯데는 듀브론트의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더 꼼꼼하게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롯데는 “부상 전력이 있으니, 메디컬테스트도 신중하게 한 번 더 거치면서 몸 상태에 대한 검증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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