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2위' 김하성, 성적 좋아질수록 GG 득표는 줄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2.14 06: 10

결국 3년 연속 2위의 아쉬움을 삼켰다. 3년째 매년 성적이 좋아지고 있지만, 골든글러브 득표는 줄어들고 있어 아이러니컬하다.
넥센 김하성(22)의 첫 골든글러브 수상은 또 좌절됐다. 김하성은 올해도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에서 2위에 머물렀다. 3년째 김하성을 제치고 황금장갑을 차지한 선수들은 공교롭게 모두 우승팀 유격수였다.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7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은 KIA 김선빈이 차지했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김선빈은 유효 투표 357표 중 253표를 얻었다. 김하성은 86표에 그쳤다. 그 뒤로 손시헌(9표), 하주석(6표), 오지환(3표)이 있었다.
이런 큰 차이가 날 성적은 아니었다. 김선빈은 137경기에서 타율 3할7푼으로 타격왕에 올랐고, 176안타 5홈런 64타점 4도루 OPS는 .897이었다. 유격수로 1056이닝을 뛰었고 수비율은 .974.
김하성은 141경기에서 타율 3할2리 23홈런 114타점 16도루 OPS .889다. 수비율은 .972다. 수비 이닝은 1163이닝으로 내야수 중에서 가장 많았다. 수비이닝이 가장 많고 홈런(23개)과 타점(114개) 도루(16개)에서 다른 후보자들을 압도했다. 특히 타점은 리그 전체 4위였다. 김하성은 장타율이 .513으로 유격수 중 유일한 5할대다. 순수 장타율에서 김하성은 .211로 김선빈의 .107보다 거의 두 배였다.
결국 김선빈의 압도적인 득표는 타격왕 타이틀과 통합 우승팀의 유격수라는 프리미엄 덕분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 김하성의 최근 3년간 골든글러브 득표
연도      득표   /  수상자         / 득표 차
2015년  110표 / 김재호 188표 / 78표 
2016년  95표  / 김재호 198표 / 103표
2017년  86표  / 김선빈 253표 / 167표 
2015년 고졸 신인 2년차인 김하성은 첫 풀타임 시즌부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015년 김하성은 140경기에서 타율 2할9푼 148안타 19홈런 73타점 22도루 OPS .851로 활약했다. 유격수 중 가장 많은 1209⅓이닝을 소화하며 수비율은 9할6푼7리.
그러나 골든글러브는 두산 김재호가 차지했다. 김재호는 133경기에서 타율 3할7리 126안타 3홈런 50타점 OPS .788을 기록했다. 수비율 9할7푼1리로 김하성을 앞섰다.
성적만을 놓고보면 당시 20세에 불과하던 김하성이 받아도 아깝지 않았으나, 황금장갑은 우승팀 두산의 유격수 김재호가 수상했다. 2015년 넥센을 이끈 염경엽 감독은 "김하성이 홈런 1개만 보태 20-20을 했더라면 골든글러브를 차지했을 것이다. 홈런 1개를 더 치게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2016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골든글러브 유격수는 김재호, 김하성, 오지환(LG)의 3파전이었다. 공격 기록을 보면 김하성은 144경기 타율 0.281 148안타 20홈런 84타점 82득점 28도루였다. 김재호는 137경기 타율 0.310 129안타 7홈런 78타점 69득점 8도루였다. 오지환은 121경기 타율 0.280 110안타 20홈런 78타점 73득점 17도루를 기록했다.
골든글러브 득표에선 김재호(198표)가 김하성(95표), 오지환(49표)을 압도했다. 2015년 홈런 1개가 모자라 20홈런-20도루 달성이 무산됐던 김하성은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지만 골든글러브 득표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올해 김하성은 유격수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4번타자 중책까지 맡아 23홈런-11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도루도 16개나 뛰었다. 23년 만에 유격수 타격왕에 오른 김선빈도 수상 자격은 있으나, 득표 차이가 압도적일 정도는 아니었다. 
김하성은 풀타임 세 시즌을 치르며 매년 성적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그러나 골든글러브 투표에선 오히려 득표수가 줄어들고 있다. 2018년 김하성이 어떤 성적을 거둬야 골든글러브를 차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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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삼성동=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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