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유탄 無’ 류현진-추신수, 윈터미팅 반전있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10 07: 23

오타니 쇼헤이(23·LA 에인절스)를 둘러싼 격동의 영입전이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됐다. 오타니가 LA 에인절스를 선택하면서 이해 당사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류현진(30·LA 다저스)과 추신수(35·텍사스)에 미칠 영향은 전혀 없었다.
LA 다저스와 텍사스는 오타니가 추린 ‘최후의 7팀’에 포함되어 있었다. 실제 두 팀의 영입 가능성은 비교적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 다저스는 일본인 투수와 친숙한 팀인데다 LA라는 대도시를 끼고 있었다. 텍사스 또한 다르빗슈 유를 영입할 당시 쌓은 일본 인맥이 꽤 됐다. 여기에 시애틀과 더불어 가장 많은 계약금을 지불할 수 있었던 팀이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두 팀을 모두 외면했다.
만약 오타니가 두 팀 중 하나에 안착했다면 류현진과 추신수의 2018년에도 미묘한 영향을 줄 수 있었다. 투·타 겸업을 공언한 오타니와 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류현진은 선발 로테이션을 놓고 한 판 격돌이 불가피했고, 아메리칸리그로 갈 경우 야수로는 지명타자 및 우익수로 뛸 것이 유력했던 오타니라 추신수와의 조절도 필요했다.

물론 류현진과 추신수는 MLB에서 성공한 선수고, 오타니는 이제 막 MLB에 발을 내딛는 선수다. 위상 자체는 아직 비교할 수 없다. 특히 추신수에게는 실례가 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타니가 워낙 화제를 일으킨 데다 7개 팀 모두 투·타 겸업을 허용하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한 상황이었다.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타니가 에인절스를 선택하면서 이러한 불확실성은 모두 지워졌다.
다만 아직 변수가 다 지워진 것은 아니다. 오는 11일부터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릴 윈터미팅이 남아있다. MLB 구단 관계자 및 에이전트들이 모두 모이는 시끄러운 장터다. 공교롭게도 류현진과 추신수는 모두 현지 언론으로부터 트레이드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는 선수다. 가능성이야 낮지만, 돌발변수가 하나도 없을 것이라 장담하기는 힘들다.
현실적으로 추신수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낮다. 기본적으로 3년간 6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이 남은 고액 연봉자다. 30대 중반에 이른 나이를 감안하면 트레이드를 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텍사스 팀 내에서 추신수만한 선구안과 출루율을 보여주는 선수도 몇 없다. 텍사스에서 활용 가치가 있는 선수다. 현지 언론의 끊임없는 트레이드설 제기에도 불구하고 구단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이렇다 할 언급이나 움직임이 없었다는 것도 참고사항이다.
류현진의 거취는 상대적으로 주목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다저스가 트레이드에 나설 경우 류현진, 브랜든 매카시, 스캇 카즈미어, 아드리안 곤살레스 등을 매물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곤살레스를 떠안을 팀이 현실적으로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 투수 중 가장 매력적인 선수는 단연 류현진이다. 매카시는 류현진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카즈미어는 재기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내년 시즌을 끝으로 다저스와의 6년 계약이 끝난다. 그리고 다저스는 여전히 많은선발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재기의 신호탄을 쏜 류현진이지만, 올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때문에 굳이 다저스에 미련을 두기 보다는, FA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보다 더 빛이 날 수 있는 구단으로 이적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든다. 이왕 다저스가 매물로 내놓는다면 시즌 중반보다는 시즌 전 이적하는 게 도움이 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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