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웃과 결합’ 오타니, 에이스 및 중심타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2.09 05: 03

오타니 쇼헤이(23)는 LA 에인절스의 손을 잡았다. LA라는 일본에 친숙한 대도시에 발을 디딤과 동시에, 자신의 입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팀에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오타니의 에이전시인 CAA는 “오타니가 에인절스와 사인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한국시간) 발표했다. MLB 30개 구단이 모두 관심을 보인 오타니는 구단별 심층면접을 통해 7개 구단을 최종 후보지로 선택했고, 예상보다 빠르게 에인절스행 결정을 내렸다.
CAA는 공식 성명에서 “에인절스와 가장 강한 유대감을 느꼈고, 에인절스가 오타니의 MLB 목표를 도와줄 수 있는 최고의 팀이라고 믿었다”면서 오타니의 결정을 설명했다. 실제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투·타 겸업’에 대해 유일하게 날짜 제한을 두지 않은 팀으로 알려졌다. MLB에서도 투·타 겸업으로 성공하길 원하는 오타니로서는 끌리는 제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MLB 최고의 슈퍼스타인 마이크 트라웃(26)과의 만남도 화제를 모은다. 트라웃은 2011년 MLB에 데뷔, 올해까지 통산 925경기에서 타율 3할6리, OPS(출루율+장타율) 0.976, 201홈런, 569타점, 165도루를 기록 중인 최고의 선수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벌써 MVP를 두 차례나 수상했으며 2012년부터 올해까지는 6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이런 트라웃이 버티는 가운데 MLB의 큰 주목을 받을 오타니까지 가세, 에인절스는 적어도 관심도 측면에서는 2018년 최고의 팀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력적인 플러스 요인도 만만치 않다. 에인절스는 최근 텍사스와 휴스턴에 밀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잘못된 투자들이 이어진 결과인데,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오타니까지 영입해 트라웃과 함께 장기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현재 에인절스는 선발 마운드가 그렇게 강하지 않은 상황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개럿 리차즈가 에이스감으로 뽑히는 가운데 슈메이커, 라미레스, 히니, 스캑스, 브리드웰, 트로피아노 등이 선발 후보다. 다만 검증된 A급 투수들이 많지 않다. 당장 현지 언론에서는 리차즈와 오타니가 원투펀치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야수진도 주전 구도는 있으나 오타니가 플러스 효과를 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에인절스는 1루에 C.J 크론, 외야에는 저스틴 업튼, 마이크 트라웃, 칼훈이 있다. 지명타자로는 알버트 푸홀스가 버틴다. 상대적으로 외야에서는 칼훈이 약한 고리이며, 푸홀스의 노쇠화를 고려하면 오타니가 지명타자 및 우익수로 적지 않은 타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MLB에서 오타니가 얼마나 통할 것이냐는 다소간 의문부호가 있다. 일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MLB는 수준이 더 높은 무대다. 여기에 투·타 겸업은 상대적으로 부상 위험도도 크다. 지켜봐야 할 문제다. 그러나 오타니가 무난히 적응해 자신의 잠재력을 모두 뽐낸다면, 이론적으로는 에이스 및 중심타선에 모두 배치되는 말 그대로 꿈의 포지션을 잡을 수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