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대표하는 축구 스타 팀 케이힐(38, 멜버른 시티)가 감독과 갈등으로 소속팀을 떠난다. 선수 본인은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노리겠다고 각오를 다진 상태다.
호주 'ABC'는 6일(한국시간) "케이힐이 멜버른을 떠난다. 그는 구단의 워렌 조이스 감독과 갈등으로 주전에서 밀렸다. 케이힐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전에 자신의 행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케이힐은 팀을 떠나면서 "호주 리그에서 뛰는 것은 항상 중요한 커리어 목표였고,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팬들의 열기, 시설의 질, 축구 수준 모두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멜버른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이 팀에서 우승을 이룬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조이스 감독에게도 행운을 빈다"고 이별사를 남겼다.
멜버른 구단 역시 공식 성명을 통해 "케이힐은 구단과 상호 합의하에 팀을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에버튼서 맹활약한 케이힐은 2016년 멜버른에 합류했다.
케이힐은 지난 2016-2017시즌 22경기(18경기 선발 출전)에 나오며 11골을 넣으며 준수한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6경기(1경기 선발 출전) 94분에 그치며 주전 경쟁서 밀려났다.
주전 경쟁서 밀려났지만 호주 대표팀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케이힐은 지난 10월 10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플레이오프 시리아와 2차전서 2골을 넣으며 팀의 진출을 이끌었다.
이러한 상황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자 결국 팀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ABC는 "조이스 감독은 케이힐과 갈등에 대한 보도들을 단순한 추측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케이힐이 팀을 떠나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분명한 긴장이 있었음을 암시한다"며 "아직 케이힐의 다음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그는 내년 월드컵 명단에 포함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한편 만약 명단에 포함된다면 러시아 월드컵은 케이힐의 네 번째 월드컵이 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호주가 진출한 월드컵 횟수는 단 5번(1974년 서독,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이다.
케이힐은 호주가 진출한 월드컵 5번 중 4번이나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호주 국가대표팀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선수도 케이힐이다. 그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일본전서 0-1로 뒤진 상황에서 후반 종료 직전 내리 두 골을 집어넣으며 팀의 대 역전승을 이끌었다.
2010년과 2014년 월드컵에서도 골을 넣은 케이힐은 월드컵 통산 8경기에서 5골을 기록하고 있다. 만약 러시아 월드컵까지 참가해서 골을 넣으며 월드컵 4회 연속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과연 '두목 캥거루' 케이힐이 새로운 클럽팀을 찾아 월드컵까지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위) 2017 월드컵 아시아 플레이오프 시리아전 케이힐 득점 - (아래) 2006 월드컵 조별리그 일본전 케이힐 득점.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