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영은 근본 없는 주짓수를 배웠다. 소속이 본주짓수라고 하는데 아니다. 근본 없는 주짓수 집단의 주짓떼로다".
상대 '디스트로이어' 김승구(28, 코리안좀비MMA)가 체육관까지 건드리는 몸 쪽 꽉 찬 직구를 던졌다. 이에 유수영(21, 본주짓수)의 반격은 어떨까? 그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코리안좀비... 웃기지도 않는다. 좀비 흉내를 낸다고 진짜 좀비인 줄 아나? 흐느적거린다고 다 좀비가 아니다. 감히 우리 본주짓수를 욕하다니. 가만두지 않겠다. 이번 기회에 코리안 좀비라고 칭하는 이들을 반드시 주짓수 기술인 초크로 잠재우고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만들겠다. 그러면 나중에 팀 이름도 바꿔야할 것이다. 코리안 인간 MMA팀으로.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코리안 인간MMA팀"
유수영의 반격은 더 거칠었다. 둘 간의 대결은 선수 對 선수를 넘어 팀 對 팀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수영과 김승구는 오는 9일 인천 선착체육관에서 개최하는 'TFC 16' 메인카드 첫 경기에서 밴텀급매치를 펼친다.
돌아온 유수영의 상승세가 무섭다. 단 2경기 만에 TFC 밴텀급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TFC 아마리그에서 4승 1패를 기록한 유수영은 2014년 11월 'TFC 4'에서 안정현에게 판정패했으나 지난 6월 'TFC 드림 3'에서 2연속 TKO승을 거둔 장현우를 상대로 한 수 위의 그래플링 기량을 뽐내며 1라운드 4분 8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승을 거뒀다. 그래플러로서 확실히 향상된 실력을 과시했다.
이때부터 파란이 예고됐다. 지난 7월 'TFC 15'에서 펼쳐진 특급 주짓떼로 박경호와의 대결에서도 한 수 위의 그래플링 능력을 과시하며 2라운드 3분 57초경 리어네이키드 초크승을 따냈다. 복귀 후 2연속 리어네이키드 초크승을 거머쥔 유수영은 김승구의 목까지 조르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는 "밴텀급 파이터 중 그라운드 능력은 내가 가장 뛰어나다고 본다. 체력훈련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TFC 초대 밴텀급 챔피언 곽관호보다 촉망받는 선수가 될 것이다. 매 경기 재밌고 화끈한 승부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승구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 관장이 내세우는 애제자다. 4연승을 질주하던 김승구는 지난해 11월 'TFC 13'에서 김동규를 상대로 TFC 데뷔전을 치렀으나 아쉬운 역전 TKO패를 당했다. 이후 지난 3월 'TFC 14'에서 박태웅을 1라운드 1분 15초 만에 펀치로 TKO시키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4개월 후 일본 '히트 40'에서 아카오 세이지와 히트 밴텀급 타이틀매치를 벌였으나 아쉬운 판정패를 기록했다. 김승구는 "1라운드는 완벽하게 가져갔다. 2라운드부터 레슬링 싸움에서 힘이 너무 많이 빠져서 지쳤다. 바닥청소를 열심히 하고 말았다(웃음). 레슬링에서 붙지 않고 빼다보니 잘 풀리지 않았다. 유수영戰에서 나의 적극적인 레슬링 능력을 보여드리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승구는 일본 단체 타이틀전까지 치렀다. 경험이 풍부하다. 경계되는 점이 없나"라고 묻자 유수영은 "지고 돌아오지 않았나. 경기요청만 오면 케이지엔 누구나 올라갈 수 있다. 이기는 게 중요하다. 케이지에 올라갈 때부터 질 줄 알았다. 너무 억울하게 생겼다. 억울한 표정이 딱 눈에 띈다. 불쌍하게 생긴 것 같기도 하다. 먹다 남은 자장면이 떠오른다"고 비꼬았다. / 10bird@osen.co.kr
[사진] T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