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임기영, 진짜 과제는 2018시즌이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12.06 13: 01

2018시즌도 신데렐라가 될까?
KIA 사이드암 임기영(24)이 지난 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7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기량 발전상'을 수상했다. 타격왕 김선빈(KIA)을 비롯해 롯데의 차세대 에이스 박세웅과 장필준(삼성), 한동민(SK) 등 쟁쟁한 후보들을 꺾고 수상했다. 
KIA에게는 신데렐라 선발투수였다. 원래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 2순위로 낙점받은 유망주였다. 2014년 스토브리그에서 FA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KIA로 옮겼다. KIA는 상무입대를 앞둔 임기영을 장래 마운드의 긴요한 자원으로 판단하고 낙점했다. "2년만 기다리면 훌륭한 투수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작년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다. 선발 경쟁에서 홍건희, 김진우, 김윤동에 밀렸다. 그러나 김진우의 부상 이탈, 홍건희와 김윤동의 부진으로 임기영에게 선발기회가 돌아갔고 두 번의 완봉을 포함해 파죽의 호투로 6월까지 신데렐라의 칭호를 얻었다.  
폐렴증세로 이탈할때까지 7승2패, 평균자책점 1.72의 빼어난 투구를 했다. 그러나 후반기를 마감할때까지 단 1승에 그쳤다. 역시 시즌 도중 당한 부상의 후유증을 컸다. 그럼에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⅔이닝 6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투수 본능을 되찾고 한국시리즈 승리 투수가 되었다. APBC대회 대만전 8이닝 무실점 투구로 2017시즌을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선수들이 임기영에게 기량발전상을 준 이유였다. 절묘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직구와 똑같은 폼으로 던지는 춤추는 체인지업에 타자들이 당했다. 직구와 같은 궤적으로 들어오다 갑자기 바깥쪽으로 사라지는 체인지업의 위력은 대단했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도 인상적이었다.  
그렇다면 2018시즌 임기영의 모습은 어떨까? 그에게 어쩌면 2017시즌은 화려했지만 그림자도 있었다. 전반기 모습은 최강이었으나 후반기는 평범한 투수였다고 볼 수 있다. 부상 복귀 이후는 체인지업의 궤적이 다소 밋밋해졌고 상대타자들도 노림수를 갖고 들어왔다. 볼에 힘과 변화가 무뎌졌고 1승에 그친 이유였다.  
답은 한국시리즈에 있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예리함이 살아났다. 특히 몸쪽 구석구석 찌르는 직구 스피드도 141km가지 나오면서 체인지업 위력이 더해졌다. 두 구종을 주축으로 슬라이더, 커브, 투심까지 고루 던지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체인지업의 예리함과 직구의 스피드업이 원래 임기영으로 돌아가도록 만들었다. 
깜짝 등장과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임기영은 이제 1년차 투수나 다름없다. 좋은 투수이자 안정된 선발투수로 롱런하려면 꾸준한 성적이 필요하다. 각 구단들도 내년을 준비하면서 주요 선발투수로 떠오른 임기영에 대한 공략법을 놓고 많은 분석을 할 것이다. 2017시즌 실패한 풀타임 활약도 그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임기영에게 '2년차 징크스'를 피하고 '진화'하라는 숙제가 주어진 셈이다. 2018시즌을 준비하는 자세도 남다를 것이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내년 선발투수로 꼽으면서도 "올해 정말 잘했지만 훌륭한 투수는 내구성을 갖추고 꾸준히 잘해야 한다. 그래서 기영이에게 내년이 더욱 중요하다. 선발투수로 확고하게 자리잡는 해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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