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최대 격전지 중 하나는 지명타자 부문이다. LG 트윈스 박용택과 KIA 타이거즈 나지완의 2파전 양상이다. 박용택은 2002년 데뷔 후 2009, 2012, 2013년 세 차례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고 나지완은 데뷔 첫 수상에 도전한다.
LG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은 세대 교체의 거센 물결에도 끄떡없다. 올 시즌 138경기에 출장, 타율 3할4푼4리(509타수 175안타) 14홈런 90타점 83득점 4도루를 기록했다. 팀이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지만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후배들을 다독이며 베테랑의 투혼을 발휘했다.
LG는 최근 3년 연속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무관에 그쳤다. 2013년 박용택이 외야수, 이병규(은퇴)가 지명타자에서 황금장갑을 차지한 것이 마지막 수상이었다. 최근 3년간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팀은 10개 구단 가운데 LG가 유일하다. 박용택이 LG의 무관 탈출을 위한 유일한 희망이다.
나지완은 올 시즌 타율 3할1리(459타수 138안타) 27홈런 94타점 85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박용택보다 홈런 및 장타 부문에서는 앞선다. 한국시리즈 타율 1할3푼3리(15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부진하긴 했으나 우승 프리미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골든 글러브 최고령 수상 및 통산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한 이승엽(은퇴) 또한 지명타자 후보에 포함돼 있다. 그는 "골든 글러브 후보에 포함됐다는 자체만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후배 선수들이 훨씬 더 많다. 이제는 내가 아닌 후배 선수들이 골든 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누려야 한다"고 말했다.
KBO는 작년까지 경기수와 타격 성적으로 골든글러브 후보를 정해왔지만 올해에는 선정 기준을 해당 포지션의 수비 이닝수로 변경해(지명타자의 경우 타석수) 보다 공정한 방식으로 각 포지션별 후보를 폭넓게 선발하기로 했다.
따라서 포수 및 야수는 해당 포지션에 720이닝(팀경기수 X 5이닝) 이상 수비로 나선 모든 선수가 후보가 된다. 타 포지션의 수비이닝은 합산되지 않는다. 지명타자는 지명타자 타석을 297타석(규정타석의 ⅔) 이상 채워야만 후보의 자격이 주어진다.
투수는 규정이닝 이상이거나 10승 이상, 30세이브 이상, 30홀드 이상 중 한 가지 이상 기준에 해당될 경우 후보로 선정된다. KBO 정규시즌 개인 타이틀 수상자는 모든 포지션에서 자동으로 후보에 포함된다.
한편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오는 13일 오후 5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3층)에서 열리며 KBS 2TV와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에서 생중계된다. /what@osen.co.kr
[사진] 박용택-나지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