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깜짝 선택. 많은 고민을 했던 만큼, 이유도 있었다.
두산은 5일 "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한 민병헌의 보상 선수로 외야수 백민기(27)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두산의 백민기 지명은 의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성남고, 중앙대 출신의 백민기는 지난 2013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45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뒤 2015년 입대해 올해 제대했다.
백민기의 1군 성적은 47경기 2안타 4도루. 1군 경험이 적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외야수라는 점에서 두산의 지명에 물음표를 낳았다. 민병헌이 FA로 떠났지만, 현재 두산에는 김재환, 박건우가 붙박이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고 있고 정진호, 국해성, 조수행 등 주전급 기량을 갖춘 백업 선수가 있다. 여기에 내년 시즌 말에는 정수빈이 경찰청에서 돌아온다.
두산 관계자는 "팀 상황에 맞는 선수를 찾기가 어려웠다"며 이번 지명에 대한 고충에 대해 이야기했다. 보강을 원했던 투수 자원 대부분이 묶여있었던 만큼, 고민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두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고를 거듭한 결과, 좀 더 미래를 위한 선택을 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민병헌의 공백을 당장 채울 외야수는 있다. 백민기는 좀 더 미래를 본 선택이다. 또 백민기는 팀에 부족한 우타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백민기는 중앙대학교 당시 1번타자로 활약할 정도로 빠른 발을 자랑한 선수다. 롯데에서도 주로 대주자로 나서며, 주루 센스를 인정받았다. 여기에 최근 장타력까지 겸비하기 시작했다. 2015년 군 입대 후 벌크업에 집중해 파워를 더했다. 최근 실시한 오키나와 롯데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백민기는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4번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롯데 역시 백민기를 지난달 22일 실시한 2차 드래프트에서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하는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자원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동시에 현재 두산에 합류한 롯데 출신 코칭스태프의 조언도 백민기 지명에 한 몫 했다. 두산에는 현재 김태균, 조성환, 공필성 등 롯데 출신 코치진이 있다. 특히 지난해 롯데 육성총괄로 있었던 김태균 코치는 롯데 2군에 대한 많은 정보가 있었고, 이 중 백민기를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로 평가했다.
또한 백민기의 대학시절을 지켜본 스카우트 팀에서도 좋은 평가를 내리면서 백민기의 지명이 이뤄졌다.
두산은 최근 보상 선수를 영입할 때 필요한 포지션보다는 뽑을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선택했다. 이원석, 이흥련 지명이 대표적인 예다. 백민기는 아직 1군에서 보여준 내용이 없는 만큼, 이들보다 이름 값에서는 떨어진다. 그러나 백민기의 성장 가능성은 높은 평가를 받았고, 두산행을 이뤄지게 했다. 과연 두산의 '깜짝 지명'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이제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