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라틀리프가 송창무톰보에게 당했다.
고양 오리온은 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7-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3라운드서 연장 접전 끝에 서울 삼성을 100-99로 잡았다. 9위 오리온은 시즌 5승(14패)을 올렸다.
시종일관 접전이었다. 오리온은 3쿼터까지 66-64로 삼성에 리드를 잡았다. 5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달성한 라틀리프는 12점, 10리바운드로 부진한 상황이었다. 4쿼터 라틀리프는 4파울을 범하며 크게 위축됐다. 이상민 감독은 라틀리프를 빼지 않고 4쿼터 풀타임 출전시켰다. 라틀리프로 골밑을 집중공략해 승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꽃창무’의 활약은 계획에 없었다. 4쿼터 초반 오리온은 맥클린이 갑자기 발목부상을 당해 벤치로 향했다. 뜻밖의 상황에서 출전한 송창무는 4쿼터 라틀리프를 무득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는 202cm의 엄청난 거구와 힘을 활용해 라틀리프를 페인트존에서 밀어냈다. 라틀리프는 4쿼터 단 하나의 슛만 시도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설상가상 저스틴 에드워즈는 라틀리프가 방심한 틈을 타 골밑을 맹폭격했다. 에드워즈는 연장전에 가는 동점 레이업슛을 넣는 등 4쿼터 13점을 집중했다.
연장전서도 송창무는 라틀리프에게 단 한 골만 줬다. 송창무는 수비 중 왼쪽 발목을 삐었지만 계속 코트를 지키는 투혼까지 발휘했다. 결국 송창무가 수비할 때 라틀리프는 단 2득점에 그쳤다. 연장전서 에드워즈가 15점을 대폭발시켜 오리온이 승리를 가져갔다. 송창무는 3리바운드, 1블록슛에 그쳤지만 기록지에 드러나지 않는 존재감이 컸다.
경기 후 추일승 감독은 “오늘은 꽃창무다. 꽃길을 걸었다. 삼성이 라틀리프를 이용해서 공격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송창무가 투혼을 불살라 적극적으로 디펜스했다. 칭찬해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KBL에 수비형 센터 삼대장이 있다. ‘디안드레’ 김봉수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 후 매니저로 변신했다. 주태수는 올 시즌 1군 출전기록이 없다. 송창무는 팀에서 꼭 필요한 순간에 나와 수비에서 여전한 기여도를 보이고 있다.
2007년 LG에서 데뷔한 송창무는 벌써 네 번째 팀에서 뛰고 있다. 그의 드래프트 동기 중 김태술, 양희종, 정영삼, 박상오, 이광재, 김영환, 함지훈 등 스타급을 제외하면 살아남은 선수는 신명호와 박구영, 정병국만 남았다. 외국선수가 득세하는 가운데 송창무의 한결같은 모습은 더 돋보인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실내=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