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원케이 "배지현 아나 질문에 울컥..힘든 시절 떠올라"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12.06 08: 08

 무려 10년을 기다린 데뷔다. 가수 원케이가 싱글앨범 ‘Desperate for’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그가 처음 노래를 시작했던 건 군대 안에서였다. 그전까지 노래를 업으로 삼겠다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하고 싶다는 결심을 품고 나서부터는 뒤로 돌아볼 것도 없이 앞을 향해 달렸다. 데뷔 앨범을 품에 안기까지 10년이나 걸렸던 세월만큼 그 길이 모두 순탄했던 건 아니다.
지난달 쇼케이스를 갖고 어엿한 가수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당시 이전 소속사에서 500여 회 공연과 행사를 다니면서도 한 회당 100원밖에 정산 받지 못했던 과거를 털어놓은 바. 직접 만난 그는 원망은 없고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어두운 터널을 걷는 것만 같은 시절에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실용음악과 석사과정을 밟으며 시간을 허투루 쓰는 법이 없었다. 사실 그는 이미 인정받고 준비된 신예다. 미국 록 밴드 스틸하트의 첫 내한 공연에서 메인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고, 2010년에는 레이디 가가, 비욘세, 리한나, 아론 카터 등의 프로듀서를 맡고 레이디 가가의 제작자를 겸하고 있는 멜빈 브라운에게 앨범 작업 제안을 받은 바도 있다. 그러나 ‘가요’를 하기 위해 거절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노래하고 음악을 하면서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 꿈이라고 밝힌 원케이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데뷔한 소감이 어떤가.
▲이번에 앨범명 ‘Desperate for’도 간절하다는 뜻이다. 재킷도 기도하고 있는 신으로 했다. 그동안 노래에 대한 열망이 간절했고 아직까지도 간절한데 데뷔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마음이 컸다. 쇼케이스 때 절했던 것도 그런 의미였다. 계속해서 꾸준히 좋은 음악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저도 열심히 해야 해야겠다는 마음이다. 감사하고 벅차고 감동이다.
-아무래도 힘든 시간을 뚫고 데뷔한 만큼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원망 같은 건 없다.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그런 건 없고 감사하다. 내공이 됐고 경험이 돈 주고도 못사는 거니까 감사하다.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나.
▲스무 살 때까지는 하고 싶은 게 없었다. 그러나 군대에 갔는데 2년 동안 내가 무조건 하고 싶은 걸 찾아야겠다고 했다. 어렸을 때 친구들이 제 목소리를 좋아해주고 저도 좋아했다. 그땐 무대에 나가보라고 제안을 받아도 나는 저런 무대를 못 선다고 거절했다. 군대에 가서 노래하겠다고 정하고 제가 거절했던 무대들을 찾아갔다. 교회 다닐 때 성가대 한 정도만 연관성이 있는데 가수를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부모님이 신기해하셨다. 이전까진 하고 싶은 게 없어서 시작하면 포기했다. 한 번 선택하고 10년째 이 길을 곧고 있으니까 신기하다 하셨다. 반대하지 않고 믿어주셨다.
-이전 소속사에서 약 500회의 공연과 행사를 다니며 회당 약 100원을 받았다고 쇼케이스에서 밝혔는데.
▲진짜 치열하게 했다. 하고 싶은 게 뚜렷하니까 견뎠던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해소했냐고 물어보시는데 그런 방법을 모르겠더라. 그때는 힘들었지만 하고 싶은 게 분명해서 가다 보니까 힘들었던 게 다 밑거름이 되고 도움이 되더라.
-미국 록 밴드 스틸하트의 첫 내한 공연에서 메인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다. 어떻게 제안 받게 된 건가?
▲저도 정확히 어떻게 된 건지 내용을 잘 모르는데 제 목소리를 녹음한 게 있는데 지인들이 들려준 거라고 했다. 저는 그때 음악하던 초창기였고 너무 유명하신 분 아닌가. 그분 내한하시는데 게스트로 서게 돼서 되게 깜짝 놀랐다.
-레이디 가가, 비욘세, 리한나, 아론 카터 등의 프로듀서를 맡고 레이디 가가의 제작자를 겸하고 있는 멜빈 브라운에게 앨범 작업 제안을 받은 바 있다. 그들은 어떻게 음악을 알고 제안을 하게 된 건지?
▲그것도 다 지인들이나 노래 들려주거나 해서 한 번 보자고 그래서 그때 뵀던 것 같다. 처음에 갔는데 한국에서 저를 잘 모르실 거 아니냐. 저는 신인이었는데 되게 매너도 좋으시고 감사했다. 작업을 같이 해보자고 했는데, 그때도 많이 부담도 됐고 먼저 한국에서 자리를 잡고 싶었다.
-그때 거절한 걸 후회하진 않는가.
▲그래도 저는 우리나라에서 자리 잡고 싶고 우리나라에서 내고 싶어서 그렇게 결정했다. 감사하고 과분한 일이지만 가요를 내고 싶었다. 지금도 후회는 안 한다. 지금 좋은 분들을 너무 많이 만나서 너무 감사하다. 하나도 후회스럽지 않고 잘 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자신을 처음 알리는 쇼케이스 자리에서 그렇게 힘든 과거를 담담히 털어놓기까지 힘들었을 것 같은데.
▲사회를 맡았던 배지현 아나운서가 힘든 게 뭐냐고 물어보셨는데 리허설 때는 안 그랬는데 순간 심하게 울 뻔했다. 쇼케이스에서 힘든 이야기를 해도 될까 생각이 들었는데 어떤 일이 있었지 생각하던 찰나에 지난 일들이 다 지나가서 울컥하더라. 지인 분들도 많이 우셨다고 하시더라. 친구들은 제가 뭐가 힘들었는지 10년 했으면 그런 걸 알아서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하고 싶은데 지금은 슬픈 발라드를 하고 싶다. 제 목소리에 한이 많이 느껴지시나 보다. 사실 저는 잘 모르겠다. 하하. 그래서 슬픈 노래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음악이 좋은 이유가 뭔가.
▲음악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스트레스도 많이 풀리는 것 같다. 곡이 잘 안 나고도 노래가 안 나오면 극도로 예민해진다. 반면 곡이 잘 풀리면 너무 행복해서 그게 너무 신기하다.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음악을 하면 행복하고 마음에 여유가 넘치는 거다. 좋은 음악을 계속 들려드리고 싶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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