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 채 한달도 남지 않았다. 올 한 해에도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쏟아졌다. 건재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배우와 제작진이 있고, 재발견을 이뤄낸 경우도 많다. 반대로 방송 전에는 기대작이었는데 이에 못 미치는 결과물을 낸 작품도 꽤 많았다. 분명 좋은 배우들과 제작진이 뭉쳤는데, 시청자들에게 아쉽다는 평가를 들어야 했던 '2017년 야속한 드라마'는 무엇일까.
#. 크리미널 마인드
tvN 수목드라마 스타트를 끊은 '크리미널마인드'는 미드 '크리미널마인드'의 한국판이자 범죄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심리를 꿰뚫는 프로파일링 기법으로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범죄 심리 수사극으로, 손현주, 이준기, 문채원, 이선빈, 유선, 김영철 등이 출연한다는 점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원작 드라마가 워낙 큰 인기를 얻었다 보니 이에 쏠리는 기대는 상당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크리미널 마인드'는 개연성 없는 전개와 산만한 연출 등으로 시청자들의 혹평을 들어야 했고, 결말 역시 만족스럽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 학교 2017
장혁을 시작으로 이종석, 김우빈 등 수많은 스타들을 양산해내 '스타 등용문'으로 불리는 KBS '학교' 시리즈가 올해에도 시청자들을 만났지만,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연기 시작부터 여주인공 자리를 꿰찬 구구단 김세정을 중심으로 김정현, 장동윤 등이 호연을 펼쳤지만, 현실성이 결여됐다는 지적과 함께 방송 내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간의 '학교' 시리즈에 비한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통쾌해지는 전개와 사랑, 우정, 가족애 등을 적절하게 버무려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 병원선
MBC '병원선'은 하지원의 데뷔 후 첫 의학 드라마 도전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와 기대를 모았다. 특히 병원선이라는 지금껏 다뤄지지 않았던 소재가 호기심을 자아냈다. 하지만 뚜껑을 연 '병원선'은 90년대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작위적인 설정과 간호사 복장 등과 같은 논란거리를 만들며 시청자들의 혹평 세례를 들어야 했다. 중후반을 지날수록 의학 보다는 하지원과 강민혁의 로맨스만 부각된다는 지적도 있었으며, 종영을 앞두고 1회만에 골육종이 회복된다는 말이 안 되는 전개로 끝까지 아쉬움을 남겼다.
#. 사랑의 온도
SBS '사랑의 온도'는 지난 해 '닥터스'로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하명희 작가의 신작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던 작품. 여기에 '믿고 보는 로코퀸' 서현진과 '괴물 신인' 양세종이 '낭만닥터 김사부'에 이어 다시 재회를 했다는 점만으로도 큰 관심을 얻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만큼 가을에 딱 맞는 멜로 드라마를 완성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컸지만, '사랑의 온도'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공감 형성 실패를 꼽는다. 또 후반부로 갈수록 흔들리던 캐릭터 설정 역시 아쉽다는 반응이다.
#. 20세기 소년소녀
당초 '노섹스 앤 더 시티'라는 제목으로 알려졌던 MBC '20세기 소년소녀'는 한예슬 김지석 이상우 류현경 등이 출연해 통통 튀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만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예슬이 자신의 특기를 살려 얼마나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할지 기대가 쏠렸다. 하지만 시작도 전 MBC총파업 여파로 첫 방송 날짜를 맞추지 못했던 '20세기 소년소녀'는 결국 편성에서 이리 저리 치이고 말았다. 편성이 오락가락하다 보니 시청률 역시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 변혁의 사랑
최시원의 군 제대 후 복귀작이었던 tvN '변혁의 사랑' 역시 조용히 막을 내린 케이스. '또 오해영'의 송현욱 PD와 JTBC '욱씨남정기'의 주현 작가가 만난만큼 재미있는 드라마가 탄생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컸다. 특히 입대 전 MBC '그녀는 예뻤다'로 코믹 연기를 잘 소화했던 최시원이기에 '변혁의 사랑'에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방송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반려견과 관련된 논란이 터지면서 드라마에도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고, 결국 별 다른 화제성 없이 종영을 하게 됐다. /parkjy@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