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빅4는 4년 연속 320억 돌파...준척급 이하는 냉랭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2.03 06: 00

 매년 FA 시장이 열리면 거품이 심해진다는 말이 되풀이된다. 구단 관계자들은 A급 선수들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 어쩔 수 없이 몸값이 치솟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짧은 시간에 최고 몸값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반면 준척급에는 구단이 우위에 서서 합리적인 베팅을 한다.
최근 4년간 매년 FA 시장에서 빅4의 몸값을 보면 300억 원을 훌쩍 넘어선다. 2015년 빅4의 총액은 처음 300억 원을 넘었다. 올 겨울 현재 FA 빅4의 몸값 총액은 346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황재균(30)이 kt와 88억 원, 롯데 프랜차이즈 강민호(32)는 삼성과 80억 원에 계약했다. 손아섭(29)이 롯데와 98억 원에 잔류했고, 민병헌(30)은 두산을 떠나 롯데와 80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네 명의 FA 계약 액수를 합하면 346억 원이다.

2017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은 역대 최고였다. 최형우(KIA)가 100억 원, 차우찬(LG)이 95억 원, 김광현(SK)이 85억 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이대호가 미국에서 복귀하며 롯데와 4년 150억 원의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4명의 몸값은 무려 430억 원이었다.
올해 김현수가 이대호처럼 미국 메이저리그를 접고 KBO리그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KIA와 1년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올 겨울 실질적인 FA 계약을 앞두고 있다. 두 선수가 계약을 한다면, 빅4 몸값은 더 높아질 것이다.
2016시즌에는 박석민(NC)의 96억 원, 김태균(한화)과 정우람(한화)의 84억 원, 손승락(롯데)의 60억 원(kt 유한준도 60억 원)이 빅4 계약이었다. 4명의 합은 324억 원이었다.
2015시즌에는 최정(SK)이 86억 원, 장원준(두산)이 84억 원, 윤성환(삼성)이 80억 원에 계약했고, 시즌을 앞두고 윤석민이 미국에서 돌아와 KIA와 4년 90억 원 계약을 맺었다. 그렇게 해서 빅4가 처음으로 300억대를 돌파, 340억 원을 기록했다.
그 이전 해였던 2014시즌에는 강민호(당시 롯데)의 75억 원, 정근우(한화)의 70억 원, 이용규(한화)의 67억 원, 장원삼(삼성)의 60억 원으로 빅4가 272억 원이었다. 물론 이 또한 거품 가격이었다.
FA 최고액 기록은 2014년 강민호(당시 삼성)가 75억 원으로 2005년 심정수(삼성)의 60억 원 벽을 9년 만에 깨뜨렸다. 하지만 이후에는 매년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2015년에는 최정이 86억 원, 2016년에는 박석민이 96억 원, 2017년에는 최형우가 공개된 액수만으로 100억 원, 세 자리 숫자를 처음 찍었다. 이 기록은 올해 1월 이대호가 복귀하면서 150억 원의 엄청난 기록으로 바뀌었다.
2014년 이후로 FA 시장의 거품이 심해졌다. 관중 수의 증가, 구단 수입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구단의 흑자 운영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성적에 목마르고, 선수 유출에 따른 비난을 두려워하는 구단들의 마인드는 변하지 않아 FA 시장에서 거품은 빠지지 않는다.
FA 시장은 2014년 15명이 523억5000만 원으로 처음으로 총액 500억 원을 넘어섰다. 2015년 19명이 총액 630억 6000만원, 2016년은 21명이 총액 766억2000만 원을 기록했다. 2017년 14명이 총액 703억 원으로 2016년에 비해 줄었지만, 1인당 평균 몸값은 훌쩍 올랐다.
반면 매년 A급 선수 4~5명에게는 구단들이 거액을 베팅해 달려들지만, 준척급 이하 FA들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다. 30대 중반의 주전급 선수라 해도 보상 선수 유출을 꺼려해 타 팀 이적이 쉽지 않다. 게다가 원소속 구단은 세대 교체 명분까지 더해져 냉정하고 합리적인 금액을 제안한다. FA 거품을 목격하고 있는 선수들은 구단의 제시안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정의윤, 채태인, 최준석, 김주찬, 손시헌, 정근우 등은 충분히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그들이 느끼기에는 차가운 시장 반응을 얻게 된다. 냉정하게 말해 준척급을 향한 구단들의 베팅액이 국내 프로야구의 적정 FA 가격이라고 본다. 구단들이 소수의 A급 선수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오버페이를 한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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