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얼이 2017년 마지막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에게 '역시'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일면 안도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나얼의 신곡 '기억의 빈자리'는 1일 오후 2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을 비롯해 지니, 네이버뮤직, 올레뮤직 등 여러 주요 음원사이트 1위를 기록했다.
나얼이 지난 달 29일 발표한 선공개곡 '기억의 빈자리'는 나얼이 가진 목소리의 힘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곡이다. 2012년 '바람기억'과 2015년 ‘같은 시간 속의 너'의 계보를 이으면서도 오히려 더 목소리에 더 무게 중심을 뒀다. 이전 곡들에 비해 사운드의 시간을 더 뒤로 돌렸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의도적으로 신시사이저의 베이직 사운드들을 활용해 1980년대 신스 팝 발라드의 따뜻한 감성을 만들어 낸 것. 어쩌면 이는 현 가요계 트렌드와는 멀어지는 모습일 수 있다.
실제로 나얼은 이 곡에 대해 "80~90년대 초의 감성적인 신스 사운드를 담기 위해 공들여 작업했다. 작곡가로서 팝적인 느낌과 우리나라 가요 특유의 멜로디를 살리기 위해 고민했고, 편곡자님부터 세션 연주자분들, 엔지니어님들 등등 여러 사람의 수고와 도움을 거친 아주 감사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 때 그 시절'의 감성적이고 따뜻한 사운드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현 시대에서는 일면 과감한 도전일 수도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가요계 안에서 자신의 '색'을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면서 2017년 음원차트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경이로운 면이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과거에서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오며 여전히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가수는 현재 거의 남아있지 않다. 보컬리스트의 성량이 중요하게 여겨질 때도, 아니면 요즘처럼 음색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에도 클래식한 힘을 가진 몇 안 되는 가수 중 한 명이고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신비주의를 갖추고 있는 뮤지션이라 오래도록 생명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나얼은 이른바 '고막남친'이란 수식어가 존재하지 않을 때부터 목소리로 사랑받아왔다. 세대가 바뀌었어도 발휘되는 건재함은 확실히 가요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나얼은 현재 두 번째 솔로 앨범 'Sound Doctrine'을 완성하기 위해 계속 편곡 및 녹음 중이다. 그는 "양질의 앨범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두 번째 곡이 싱글 커트 될 예정이다"라며 "저도 이제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빨리 지치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지만 그저 감사함으로 마무리 작업에 힘쓰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nyc@osen.co.kr
[사진] 롱플레이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