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지 김연아' 서지연(18, 더짐랩)은 당돌하다. 승부는 이미 결정 난 부분이라며 어떤 식으로 화려하게 승리를 거둘지 고민 중이라고 자신만만해했다.
"이미 승부는 결정나있다고 본다. 얼마나 멋지고 화려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을까를 생각하고 있다. 비밀무기를 3가지 정도 준비해뒀다. 어렸을 때 태권도 시범단을 해봤다. 720도 회전킥 등도 보기에 넣어뒀다"
서지연은 오는 9일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열리는 'TFC 16'에서 축구선수 출신의 박시윤과 여성부 -50kg 계약체중매치를 벌인다.
상대에 대해 서지연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영상을 봤는데 경계해야 할 점을 못 찾겠더라. 서예담은 레슬링, 주짓수. 허송복과 라이카는 타격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하나씩 있었는데 박시윤에겐 강점이 보이지 않더라"라며 "이렇게까지 커리어가 적은 선수는 처음 본다. 축구선수 출신이 참 독특하다. 표현하기 어려운 선수"라고 설명했다.
157cm의 박시윤은 축구선수 공격수 출신이다. 부모님의 강한 반대로 꿈을 펼쳐보지 못했고, 소심한 반항의 의미로 종합격투기를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격투기는 어느 순간 삶의 일부가 됐고, 캔버스에서의 긴장감과 쾌감을 잊지 못하고 계속 느끼고 싶기에 이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1세대 파이터 김종만이 내세운 특급 신예로, 축구를 배웠지만 펀치에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복서 동작, 잽과 스트레이트를 활용한 콤비네이션에 특화돼있다. 지난 10월 '드림 4'에서 서지연의 팀 동료인 박연화를 상대로 3라운드 종료 3대 0 판정승을 거뒀다.
"박시윤이 연화 언니와 경기 후 그라운드 상황에서 밀치고 일어나는 모습을 봤다. 그 부분이 날 가장 화나게 했다. 나도 마운트에서 파운딩으로 끝낼 경우 똑같이 밀치고 일어날 계획이다"
승자인터뷰에서 박시윤은 화나있던 서지연을 건드렸다. 박시윤이 "개인적으로 서지연에게 할 말이 있다. 야, 서지연. 나와"라며 강하게 선전포고를 했다. 이에 서지연은 "아마리그와 별다를 게 없어 보였다. 도전을 받았다는 게 좀 수치스럽고 내가 떡을 좋아하는데, 피떡을 만들어 버리겠다"고 받아쳤다.
박시윤도 곧바로 응수했다. "서지연은 나의 눈을 못 마주쳤는데, 난 눈을 마주보고 얘기하겠다. 넌 한 방이면 끝나. 네 언니(팀 동료) 박연화는 내가 봐준 거야"라고 심기를 건드렸다. 이후 두 선수는 날선 신경전을 벌였고 거친 몸싸움까지 진행했다.
네트볼 출신의 서지연의 친구의 권유로 주짓수를 시작, 타격까지 배우며 호기심으로 출전한 TFC 아마대회에서 7전 전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해나갔다. 올해 데뷔한 그녀는 한 차례 제압한 바 있는 도다영을 꺾었지만 서예담에게 패했다. 이후 허송복을 TKO시켰으나 한 체급 위 강자 라이카 에미코에게 패하며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더짐랩 박태혁 관장은 "지연이의 미래가 밝다는 건 업계 관계자 모두 아시리라고 본다. 지치지 않고 계속 체력이 샘솟는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주말이 따로 없다. 정말 성실한 선수다. 아직 성장판이 닫히지도 않은 상태다. 지연이와 함께라면 정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건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극찬했다.
서지연은 아톰급부터 플라이급을 넘나들며 쉬지 않게 싸우고 있다. 지난 1월 프로에 데뷔한 그녀는 올해만 벌써 다섯 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짧은 경기 텀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10bird@osen.co.kr
[사진] T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