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도' 장항준? '기억의 밤' 흥행 돌풍 '감독 복귀'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7.12.01 10: 45

타고난 글솜씨에 말재주와 재치까지 뛰어나다. 그래서 본업인 영화감독보다 방송인으로 더 유명세를 탔다. '무한도전'의 장외 멤버로 활약했던 장항준 감독 이야기다. 그가 ‘불어라 봄바람’ 이후 13년 만에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맡은 영화 '기억의 밤'이 올 초겨울,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장 감독의 평소 '웃기는' 이미지를 생각하고 '기억의 밤' 관객석에 앉았다가는 큰코 다친다. '헉' 소리와 '악' 비명이 동시에 터지는 정통 스릴러다. 살 떨리는 액션도 양념 수준을 벗어나 메인 디시의 한 쪽을 당당히 꿰찼다. 쫓고 쫓기는 추격신과 카체이싱 장면은 올해 한국영화 가운데 단연 최고다.  
좋은 영화에는 관객이 반응한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기억의 밤'은 지난 달 30일 하루 동안 7만명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고 있다. 11월 29일 같은 날 개봉한 할리우드 대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6만명)과 '반드시 잡는다'(3만7천명)을 누르면서 상큼한 스타트를 끊었다. 현재 흥행 선두인 현빈의 '꾼'(12만 4천명)과 이번 주말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장항준 감독은 이미 ‘싸인’ ‘드라마의 제왕’ 등을 통해 필력을 인정받은 한국영화계의 재주꾼이다. 재능이 차고 넘치다 보니 오히려 감독 역할에 소홀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장 감독 자신이 "다시 메가폰을 잡으니 정말 기뻤다. 내 자리로 돌아온 기분"이라며 열의를 불태운 작품이 바로 '기억의 밤'이다.
2014년 말부터 올해까지 3년여를 준비한 ‘기억의 밤’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돌아온 형(김무열 분)과 그의 뒤를 쫓다 자신의 기억까지 의심하게 되는 동생(강하늘 분) 사이에서 벌어지는 진실 게임이다. 피가 난무하는 슬래시 장르가 아님에도 스토리와 연출, 연기의 3박자만으로 객석을 억누르는 힘이 무시무시하다. 
강하늘과 김무열도 시나리오를 보고 단박에 출연을 결정했을 정도로 제작 단계부터 아낌없는 노력과 애정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개봉 당일 영화를 본 관객들은 놀라운 반전과 배우들의 호연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일부 관객들은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후기를 보이며 N차 관람의 열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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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억의 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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