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의 승자는 김기윤(25·kt)이 아닐까.
안양 KGC는 30일 안양체육관서 열린 부산 kt와 '2017-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 맞대결을 87-76으로 승리했다. 이적 후 안양을 처음 찾은 김기윤은 15점, 8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맞대결한 이재도는 3점, 2어시스트 기록 후 5반칙 퇴장을 당했다.
2대2 트레이드에서 핵심은 이재도와 김민욱의 교환으로 여겨졌다. 김기윤은 포커스에서 벗어나 있었다. kt가 김기윤을 추가로 제3팀에 트레이드할 것이란 소문까지 돌 정도였다. 김기윤이 서운할만했다. 하지만 김기윤은 kt 합류 후 평균 13.5점, 6.5어시스트로 완벽하게 살아났다. 이적하기 전 8.1점, 5.1어시스트에서 대부분의 기록이 상승했다. 수치도 그렇지만 눈빛부터 달라졌다.
김승기 감독은 왜 아끼던 김기윤을 보냈을까. 더 원하는 이재도를 받았지만, 김기윤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김 감독은 “김기윤이 1년차 시즌에 얼마나 잘했나. 하지만 작년부터 여유를 부렸다. 다쳐서 수술하고 난 뒤 죽기 살기로 하는 맛이 없었다. kt에 가서 깨닫길 바랐다. 잘해줘서 기분이 좋다”며 김기윤을 응원했다.
김기윤은 트레이드로 받은 충격을 플레이로 풀었다. 그는 “2쿼터에 들어갈 때 라커룸이 헷갈리더라. 내가 신인 때부터 4년 동안 있던 팀에서 같이 뛰던 형들과 상대편으로 만나서 섭섭하기도 했다. 집에서 쫓겨난 기분이었다. 형들이 많이 응원해주신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팀이 져서 속상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어시스트가 좋아졌다는 칭찬에 김기윤은 “내가 어시스트를 많이 한 것 보다 동료들이 잘 움직였다. 내가 (패스를) 잘만 넣어주면 다 넣어준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아무래도 이재도와의 비교는 계속 그를 따라다닐 것이다. 당장은 ‘김기윤을 잘 데려왔다’는 말이 나오지만, 평가는 얼마든지 역전될 수 있다. 김기윤은 “이재도 형이 워낙 기량이 좋은 형이다. 서로 마음고생이 많았다. 둘 다 잘됐으면 좋겠다. (허)훈이도 있고, (박)지훈이도 있어 경쟁이 있다. 프로는 신인 때부터 경쟁이다. 내 자리를 잡고 싶다”며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안양=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