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파주 출신' 현기형-김호준, 두산에서 꿈꾸는 '가슴 떨림'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12.01 07: 01

이제 진짜 프로가 됐다. 현기형(24)과 김호준(19·이상 두산)이 프로 선수로서의 활약을 다짐했다.
현기형과 김호준은 지난 8월 두산과 계약한 뒤 일본 미야자키에서 교육리그에 이어 마무리캠프까지 소화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했다. 약 두 달 간의 일본 생활이 힘들 법도 했지만, 둘은 '소속팀'이 생겼다는 기쁨에 미소를 지었다. 현기형은 "우선 운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또 내가 소속된 팀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호준 역시 "확실히 프로팀이 시설이나 환경적인 부분이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른 선수와 달리 독립 야구단에서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한 만큼, 이들이 겪어온 굴곡도 남달랐다. 현기형은 중학교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교를 마친 뒤에야 한국에 돌아왔다. 현기형은 "중학교 때까지 키도 작고 야구에 대한 비전도 잘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께서 야구 대신 일본어를 배우고 공부하라고 일본으로 보내셨는데, 야구를 그만두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일본에서 야구를 했다"며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오니 프로에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독립구단 입단인 것 같아서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같은 팀 신성현과는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다. 현기형은 "내가 학교에 들어갔을 때 (신)성현이 형은 3학년 이었다. 아무래도 선후배 관계가 있는 만큼, 다가가기 어려웠다. 그런 뒤 두산에서 다시 만났는데, 이것저것 많이 챙겨줬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오래 뛴 만큼, 기본기가 탄탄한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공을 가지고 있다. 직구 볼끝도 좋고, 포크,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의 제구력도 우수하다"고 칭찬했다. 실제 현기형은 마무리캠프 도중 진행된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1이닝 동안 탈삼진 2개를 잡아내는 등 위력적인 피칭을 하기도 했다.
현기형과 달리 김호준은 중학교 시절 촉망받는 에이스였다. 중학교 시절 한 차례 팔꿈치 수술을 했지만, 잘 이겨냈고 안산공고로 진학해 프로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왼쪽 옆구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고, 이후 통증은 없었지만, 밸런스가 무너졌다. 김호준은 "중학교 때 팔꿈치 수술을 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까지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옆구리 부상 후 기복이 심해졌고, 결국 프로에 지명을 받지 못했다"며 "부모님도 야구에 대한 반대가 컸다. 그래서 겨울에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파주 챌린저스 기사를 보게 됐다. 부모님께 1년 만 더 야구를 하겠다고 기회를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다행히 두산에 오게 됐다"고 밝혔다.
아직 만으로 20살이 안된 만큼, 김호준은 완성형보다는 많은 잠재력을 가진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일단 공을 채는 능력이 매우 좋다"라며 "조금만 가다듬는다면 정말 좋은 투수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프로 첫 발을 내디딘 만큼, 현기형과 김호준 모두 1군 마운드에서의 가슴 떨릴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현기형은 "마운드에서의 떨림이 좋다. 한 번 잠실구장 마운드에서 공을 던져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김호준 역시 "1군 마운드에 올라가면 심장이 두근두근 하고 싶다. 그런 마음을 계속해서 느끼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1군에서의 모습을 그렸던 만큼, 롤모델도 확실했다. 현기형은 최근 두산에서 은퇴한 정재훈을 롤모델로 들었다. 그는 "두산에 오기 전에는 사실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크게 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 두산에서 운동을 하는데, 이천에서 재활을 하는 정재훈 선배님의 모습을 보게 됐다.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멋있는 분이라는 것을 느꼈다. 사실 일본에 오래 있어서 정재훈 선배님의 활약상을 직접 볼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봤는데, 정말 대단했다는 것을 알게됐고, 동영상을 멈춰가면서 던지는 방법을 보곤 했다"고 밝혔다.
김호준은 고등학교 선배인 김광현(SK)을 롤모델이라고 밝혔다. 김호준은 "어렸을 때부터 투수와 타자를 같이 했는데, 타자로는 이승엽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투수로 나가게 됐고, 학교 선배인 김광현 선배님의 동영상을 많이 찾아보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프로 출발선에 선 만큼, 다부진 각오도 함께 전했다. 현기형은 "내년 시즌 다치지 않도록 몸을 튼튼하게 하고, 전반적으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열정을 가지고 신뢰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호준 역시 "1년 동안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차근차근 만들어가 1군에 올라갈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하며 "1군 무대에 올랐을 때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고 사랑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김호준(좌), 현기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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