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대신 KBO 택한 대형 타자들…'투수들 떨고 있니'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27 15: 01

대형 타자들의 행선지가 속속 정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꿈을 포기하는 분위기. 투수들의 긴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넥센은 27일 오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박병호가 넥센과 연봉 15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박병호는 2015시즌 종료 후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와 4+1년 최대 1800만 달러(당시 약 208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미네소타와 2+1년의 계약이 남았지만 박병호 측이 해지를 요청했다. 미네소타 측은 이를 수용했다.
미국 생활 결과를 제쳐둔다면 박병호는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 타자였다. 2011시즌 도중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되며 새 야구인생이 펼쳐졌다. 박병호는 풀타임 4번타자로 기회를 얻자 만개했다.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KBO리그를 지배했다. 같은 기간 529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3할1푼4리, 173홈런, 492타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OPS(출루율+장타율)는 1.068. 비교할 수 없는 리그 최고 타자였다.

비록 메이저리그 결과는 아쉬웠지만 복귀 시즌인 2018년 나이는 고작 만32세. 타자로서 경쟁력이 한창일 때다. 연 평균 43홈런을 때렸던 박병호의 가세는 넥센 중심타선을 리그 최정상급으로 끌어올리는 카드다.
박병호의 복귀로 리그 홈런왕 판도는 순식간에 재편될 전망이다. 아울러 넥센을 상대하는 투수들로서는 마이클 초이스-김하성 사이에 박병호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넥센으로서는 박병호 가세로 여러 가지 시너지를 한 번에 노릴 수 있다.
박병호보다 먼저 국내 복귀를 선언한 황재균도 있다. 황재균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샌프란시스코와 1년 스플릿 계약으로 미국 무대를 밟았다. 역시 결과는 아쉬웠다. 일찌감치 국내 복귀를 선언한 뒤 지난 13일 kt와 4년 총액 88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황재균 역시 검증된 카드다. 황재균은 2015년 144경기에서 타율 2할9푼, 26홈런, 97타점으로 데뷔 첫 20홈런 고지를 넘어섰다. 2016시즌에는 127경기에 나서 타율 3할3푼5리, 27홈런, 113타점으로 '커리어 하이'시즌을 보냈다. 거기에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4년 연속 전 경기에 출장한 내구성도 확실하다.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돌았으나 국내에 남은 손아섭도 있다. 2007년 롯데에서 데뷔한 그는 올해까지 11시즌 통산 1,14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5리(4254타수 1381안타), 115홈런, 574타점, 774득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신분조회 요청했고, 미 현지에서도 주목할 FA로 꼽혔으나 26일 롯데 잔류를 선언했다.
거기에 아직 거취가 불투명한 김현수까지 남아있다. 김현수는 2016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당시 약 83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첫 시즌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95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3할2리(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부진한 활약으로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점차 늘었다. 시즌 중반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 됐으나 40경기서 타율 2할3푼 무홈런에 그쳤다. 김현수는 10월 귀국해 "(거취는)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열심히 운동하려고 한다"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박병호와 황재균이 복귀했고 손아섭이 남는다. 거기에 김현수까지 돌아온다면 '역대급 유턴 시즌'이다. 타고투저에 고전하던 투수들의 신음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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