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준비하던 넥센, 박병호에겐 화끈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11.27 12: 15

미래를 준비하던 넥센 히어로즈였다. 하지만 팀의 기둥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선수에게는 한 없이 화끈했다. 넥센은 화끈한 베팅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고민하던 박병호를 다시 불러들였다.
넥센 구단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네소타 트윈스와 박병호간의 잔여 계약 해지가 최종 합의됨에 따라 KBO리그로 복귀하게 된 박병호와 연봉 15억 원에 2018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시즌 이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무대를 노렸던 박병호다. 미네소타의 1285만 달러의 입찰 금액에 박병호는 야심차게 미국 정복에 나섰지만 결국 2년 만에 KBO리그로 유턴하게 됐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통산 62경기에 출전하여 타율 1할9푼1리(215타수 41안타) 12홈런 28득점 24타점의 성적, 마이너리그 통산 142경기 타율 2할4푼7리( 535타수 132안타) 24홈런 66득점 79타점의 기록을 뒤로 하고 한국 무대로 복귀했다.

넥센이 박병호에 안긴 15억 원의 연봉은 올해 기준으로 양현종, 최형우(이상 KIA)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대우다. 15억 원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이대호(롯데·25억 원), 김태균(한화·16억 원) 뿐이다.
넥센은 2015년까지 간판타자 역할을 했던 박병호에게 통 크게 쐈다. 더군다나 올 시즌 넥센의 행보에 비추어 볼 때 화끈함의 강도는 더 두드러진다.
올해 넥센은 정규시즌에도 현재보다는 미래에 집중한 행보를 보였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누구보다 활발히 움직였고, 즉시 전력감 자원과 미래 자원의 가치를 교환하는 트레이드에 몰두했다. 넥센은 그 어느 팀보다 리빌딩 행보에 주력했다. SK에 좌완 유망주 김택형을 내주고 역시 좌완인 김성민을 받아오는 트레이드가 시작이었다. 이후 kt에 내야수 윤석민을 내줌과 동시에 투수 정대현과 서의태를 받아왔다. 절정은 KIA와의 트레이드였다. 마무리 투수 김세현과 외야수 유재신을 매물로 좌완 유망주 손동욱과 이승호를 데려왔다. 모두 현재보다는 미래를 더 바라본 넥센의 움직임이었다.
즉시 전력감 자원이 많이 풀렸던 올해 2차 드래프트에서도 넥센은 한 명의 선수도 지명하지 않고 내부 자원 육성에 치중할 계획임을 모두에게 알렸다. 넥센의 행보는 그만큼 미래 지향적이었다. 
하지만 넥센은 정말 필요한 선수에게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박병호는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나눠서 생각할 수 없는 선수. 2015년까지 박병호는 넥센 히어로즈의 아이콘과 같은 선수였다.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2년 연속 50홈런을 때려낸 등 홈런에 있어서 독보적인 능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철저한 자기 관리로 후배들의 모범이 되는 선배이기도 했다. 그런 박병호의 국내 무대 복귀가 가시화되자 넥센은 과감하게 국내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박병호에게 안겼다.
이로써 넥센은 팀의 확실한 아이콘과 팀의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를 얻었다. 전력적 측면에서도 굳건한 4번 타자를 확보, 김하성-마이클 초이스-서건창 등과 함께 막강한 타선으로 내년 시즌 재도약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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