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체육관 가운 메운 농구팬들의 “대~한민국”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1.26 20: 52

농구장에서 감동의 “대~한민국”이 울려펴졌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26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9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중국에게 81-92로 아쉽게 패했다. 한국은 1승 1패를 기록했다.
축구대표팀은 A매치서 붉은 유니폼을 입은 수만명의 팬들이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장관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월드컵 최종예선 등 굵직한 경기가 연중 계속 펼쳐지기 때문이다. 브라질 등 세계최고의 강호를 안방으로 초청해 경기를 펼치기도 한다.

반면 농구는 안방에서 국제경기를 감상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다. 그나마 열리는 국제대회는 항상 해외에서 열렸고, 이마저 제대로 중계방송을 타지도 못했다. 농구팬들은 새벽에 일어나 해외 인터넷방송을 뒤져가면서도 농구대표팀을 응원했다.
이제 그런 고민은 사라졌다. 국제농구연맹(FIBA)이 홈&어웨이 제도를 전격 도입하면서 안방에서 정기적으로 A매치가 열린다. 중국전은 그 출발이었다. 뉴질랜드전 통쾌한 원정승으로 농구팬들도 중국전에 주목했다. 6200명을 수용하는 고양체육관에 예매분 4천석이 모두 매진됐다. 현장 판매분을 구하려는 팬들이 일찌감치 경기장에 몰리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3층 관중석도 3/4가량 관중이 들어찼다. 오리온 경기에서는 거의 보기 드문 장면이다. 이날 유료관중은 총 4376명으로 집계됐다. 
살아난 농구인기를 수익으로 연결하려는 마케팅 활동도 활발했다. 농구협회는 경기장에 대표팀 물품 팝업스토어를 열어 유니폼, 열쇠고리, 양말, 수건, 핸드폰케이스 등 다양한 공식용품을 판매했다. 경기시작 두 시간을 앞두고 물건을 사려는 팬들의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시중 제품에 비해 비싼 가격임에도 팬들은 첫 A매치를 기념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농구팬들의 높은 구매력과 잠재력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FIBA 관계자도 “고양체육관의 시설이 아주 마음에 든다. 한국대표팀의 경기력도 뛰어나다. 한국에서 농구가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FIBA도 기대하고 있다. 시장으로서 한국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한국의 시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 끝까지 잘싸웠지만 아쉽게 중국에 패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끝까지 한국을 응원하며 열성을 보였다. 어쩌면 승리보다 더욱 값진 수확이었다. 
안방 A매치를 계기로 한국농구는 오랜만에 인기에 탄력을 받았다. 어렵게 불타오른 농구열기를 이제 관계자들이 KBL로 어떻게 옮겨가 지속시킬 수 있을지가 숙제로 남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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