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살라(25)가 축구장서 역대 최악의 테러로 인한 충격에 빠진 모국을 달랬다. 그라운드서 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를 하지 않으며 희생자들의 향한 조의를 나타냈다.
리버풀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첼시와 홈경기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리버풀은 이날 후반 20분 살라가 환상적인 선제골을 기록했다. 살라는 우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서 맹활약했다. 살라는 AS로마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이후 약점으로 지적받던 마무리 능력이 발전하며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살라는 첼시전 선제골을 포함해서 리그 10호 골로 EPL 득점 선두에 올라섰다. 비록 리버풀이 경기 종료 직전 첼시에게 골을 허용하며 무승부에 그쳤지만,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이날 살라는 골을 넣은 직후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았다. 당시 과거 친정팀이던 첼시에 대한 예우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후 자세한 내막이 공개됐다.
리버풀 지역 언론 '리버풀에코'는 "살라가 세리머니를 하지 않은 것은 친정팀을 배려해서라는 추측이 많지만 아니다"며 "살라와 가까운 관계자에 따르면 그가 세리머니를 하지 않은 것은 최근 이집트에서 발생한 테러의 희생자에게 바치는 조의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25일 살라의 모국인 이집트 북부 시나이 반도의 이슬람 사원에서 이슬람국가(IS)의 범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했다. 이번 테러로 인해 사망자 305명(어린이 27명)과 부상자 130여명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이집트 전역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살라는 테러 발생 직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테러로 상처받은 이집트 국민들에 대한 애도를 보냈다. 그는 "사원에 있던 희생자들의 가족과 이집트인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건낸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특히 이번 테러는 이슬람 사원의 예배 시간을 노리고 범행된 테러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줬다. 대부분의 희생자들이 근처 소금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나 그들의 가족으로 알려졌다. 테러범들이 정오 합동 예배를 끝낸 사원을 노렸기 때문에 피해는 더욱 컸다.
에코는 "SNS 상에서 안타까움을 표현한 살라는 경기장에서도 이집트인들의 아픔을 함께 하기 위해서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 후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이집트 테러에 관한 질문에 "축구장은 그런 것을 이야기할 장소가 아니다"며 "축구 업계에 일한다고 아무도 우리의 감정을 알아주지는 않는다. 우리는 자신의 느낌을 전달해야만 한다. 살라는 명백하게 자신의 감정을 경기장에서 나타냈다"고 답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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