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이정협은 결국 고개를 떨궜다.
부산은 2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2017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서 1-0으로 승리했지만 승부차기 끝에 패배, 승격에 실패했다. 부산은 승강 플레이오프 최초로 챌린지팀이 승격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게 됐다.
상주는 1차전서 부산의 공세에 밀렸지만 여름의 결승골에 힘입어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경기 전 만난 상주 김태완 감독은 걱정이 많았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았기 때문. 김 감독은 "유준수의 상황이 정상이 아니다. 또 김태환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선수들 대부분 많이 뛰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그 상황을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산 이승엽 감독대행은 선제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선제골만 터진다면 해볼만 하다. 선수들이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많이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완전히 다른 상횡이었다. 반전 기회를 만들어야 할 부산은 경기 초반 상주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그리고 한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이정협이 문전에서 페널티킥을 만들어 낸 것. 상대 수비에 밀린 이정협은 원톱 공격수로 제 몫을 해냈다. 물론 골은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심판이 VAR 판독을 통해 확인했다.
이정협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산의 에이스다. 또 고 조진호 감독의 애제자였다. 그러나 시즌 중반까지 이정협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전방에서 골을 넣어야 했던 이정협은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고 부담이 컸다. 고 조 감독이 눈을 감은 뒤 속죄포를 터트렸지만 시간은 부족했다. 따라서 이정협은 조진호 감독에 대한 사부곡을 위해서라도 골이 필요했다.
하지만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 이정협은 다시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이정협은 승강 PO 1차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끝내 득점포를 쏘아 올리지 못했다.
일단 이정협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부산의 승격을 원하는 모든이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이정협은 후반 29분 상주 문전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직접 골을 터트려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수선한 상황에서는 꼭 넣어야 했던 기회였다.
후반에 이어 연장까지 이정협의 활약은 크게 없었다. 장신에 신체적 조건이 좋은 상주 수비를 상대로 이정협은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장점인 움직임을 살리지 못하며 부산의 공격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정협은 연장 후반 2분 오른쪽에서 이동준이 연결한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날카로운 패스였지만 정상적인 슈팅으로 만들지 못했다. 연장서 한번의 기회를 잡지 못한 이정협은 승부차기로 경기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승부차기는 FIFA 규정대로 A-B-B-A로 결정됐다. 승리는 상주의 몫이었다. 이정협은 고개를 떨궜다. / 10bird@osen.co.kr
[사진] 상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