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은 덤덤하게 그리움을 전했고, 김혜수는 눈물을 쏟았다. 한달이 지났지만 故 김주혁과의 이별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그러나 고인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이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 됐다. 누군가는 담담하게, 누군가는 눈물로, 그렇게 故 김주혁과 또다시 작별했다.
25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는 故 김지영, 故 윤소정, 故 김영애, 故 김주혁 등 올해 유명을 달리한 영화인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는 유독 영화와 연기를 사랑한 수많은 영화인들이 우리 곁을 떠나갔다. 그 중에서도 지난달 불의의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한 故 김주혁의 빈자리는 너무도 컸다.
故 김주혁은 지난달 27일 열린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공조'(김성훈 감독)로 남우조연상을 탔다. 강렬한 악역 변신으로 거머쥔 첫 영화시상식 수상이었다. 故 김주혁은 "처음으로 영화로 상을 타본다"고 아이처럼 해사한 미소로 수상을 기뻐했다. 때문에 또다시 돌아온 영화 시상식, 청룡영화상에서는 고인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이날 무대에 오른 차태현은 세상을 떠난 영화인 대선배들은 물론, 자신과 친형제 이상으로 끈끈한 우정을 나눴던 김주혁을 추모했다.
차태현은 "2017년은 안타깝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낸 한 해로 우리 모두에게 기억될 것 같다. 저는 아직 그 미소가 잊혀지지 않는다. 언제나 따뜻하게 배려해준 인자함 또한 잊혀지지 않는다"며 "미처 작별 인사도 하지 못했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날벼락 같은 이별에 사실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고 이별을 맞이한 아픈 속내를 전했다.
이어 "그동안 선배님들의 수고에 큰 박수를 보내드린다. 행복했던 추억들 영원히 간직하겠다"며 "그 누구보다 훌륭한 영화인이었다는 걸 꼭 기억하겠다. 하늘에서는 부디 아프지 마시고 평안하시길 빌겠다"고 떠나간 배우들을 추모했다. 차태현은 故 김주혁을 향한 그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차태현은 "정말 많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해요, 형"이라고 故 김주혁에 대한 인사를 전해 현장에 있는 배우들과 관객들은 물론, TV로 시청하던 시청자들의 눈물까지 자아냈다.
청룡영화상의 MC 김혜수는 故 김주혁 등 영화인들의 생전 모습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담은 추모 영상을 보고 눈물을 쏟았다. 이별해야 하는 걸 알지만, 시간이 흘러도 누군가의 부재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기란 힘든 일이다. 김혜수는 절절한 그리움에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김혜수는 "소중한 분들을 떠나보내기가 정말 쉽지 않다. 진심으로 네 분의 평안을 기원한다"고 어렵게 말을 이어간 뒤 끝내 눈물을 쏟았다.
생전 김주혁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저 사람, 참 삶을 멋있게 살았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저릿해지는 故 김주혁, 너무 멋있던 배우, 멋있던 사람이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은 '멋진 배우' 김주혁과 눈물로, 그리움으로 이별하고 있다. /mari@osen.co.kr
[사진] SBS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