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은 정면돌파, 사과할 건 분명히 사과하는 '무한도전' 위기 대처 역사,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그 정면돌파법은 이번에도 유효했다. 또 정준하였지만, 어쨌든 또 잘 넘어갔다.
25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정준하에게 최근 벌어진 논란에 대해 짚고 넘어가는 '잠깐만' 특집이 전파를 탔다. MC 유재석이 '무한도전' 멤버들의 근황을 묻는 포맷의 코너였으나, 휴방기간 동안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이며 논란을 키웠던 정준하를 위한 '사과의 판'이었다.
이 자리에서 정준하는 "감정 섞인 대응으로 설전을 벌인걸 후회한다. 멤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쳐 미안하다. 내 인생에서 변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정식 사과했다.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였으나, 유재석 박명수 양세형 등은 정준하가 설전 당시 내뱉었던 '기대해', '숨지마' 등을 언급하며 분위기를 다시 환기시켰다.
'무한도전'의 위기 대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1년 장수예능인만큼 그 사이 각종 사건사고, 또 발언 논란도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무한도전'은 논란에 정면으로 대응, 시청자에게 깔끔하게 사과해왔다. 그들만의 위기 대처 방식인 셈이다.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잇따라 방송에서 하차한 당시, 유재석은 "불미스러운 일로 인사를 드리게 돼 면목이 없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마음을 단단히 잡겠다"고 90도로 고개숙여 사과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유혹의 거인' 특집을 기획했다.
정준하가 과거 뉴욕 특집에서 '김치전 사건'으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을 때도, '무한도전' 팀은 유쾌하게 사과했다. 당시 그들은 비틀즈의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개사해 "반성했니 반성했다 위생관념, 철저히 지킬게요", "미안하지? 미안하다. 김치전, 맛있을 줄 알았지" 등으로 부르며 공식사과했다.
또 '무한도전' 레이싱 특집에서 박명수가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방송에 제대로 임하지 못하자 시청자에게 직접 곤장을 맞으며 반성했고,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이 일부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줬다는 지적이 일자 김태호PD와 유재석이 직접 곤장 맞기를 자처하며 사과했다.
이렇듯 '무한도전'은 또 한 번의 위기 정면돌파를 선보이며 11년간 이어진 위기대처능력을 또 한 번 확인했다. 과연 정준하가 '무한도전' 멤버들의 판 깔아준 사과의 장에 힘입어 향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MBC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