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해. 두고봐. 숨지마."
12주만에 돌아온 '무한도전'이 논란을 정면으로 다루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유재석은 정준하가 남긴 유행어 3종 세트를 계속 언급, '무한도전'다운 복귀 신고식을 완성했다. 갑작스럽게 진행된 멤버들과의 길거리 인터뷰도 성공시킨 유재석의 진행 실력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 된다.
지난 25일 MBC '무한도전'이 12주만에 방송을 재개했다. 파업으로 인해 결방을 할 수밖에 없었던 '무한도전'은 그간의 근황을 전하는 '무한뉴스'로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했다.
'마이크출동 잠깐만'에서 유재석은 김태호 PD에게 급습을 당했다. 잠깐 들렸다는 김태호 PD를 만나기 위해 잠시 집밖으로 나왔던 유재석은 노메이크업에 자신의 양복을 입은 채로 멤버들을 만나러 갔다. 멤버들의 근황 체크를 위한 직격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였다.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리기 시작한 날씨에도 유재석은 박명수를 만나 "요즘 악플이 많아졌다", "논란이 되거나 안 좋은 기사들이 나올 때 오후 4~5시경 매니저가 미담을 올리더라"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또 정준하에게는 만나자마자 "대체 무엇을 '기대하라'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많이 후회하고 있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하는 정준하였지만, 유재석은 특유의 깐족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방송 안 하면서 유행어 가진 건 정준하 씨가 처음이다"라며 "기대해, 두고봐, 숨지마"라고 '유행어 3종 세트'를 직구로 날려 모두를 폭소케 만들었다.
또 정준하는 '무한도전'의 의미에 대해 "성장통"이라고 답하기도. 멤버들은 "12년 째 성장은 안하고 통증만 있다"며 이 상황 역시 큰 웃음으로 승화시켜 눈길을 끌었다. 유재석은 마지막으로 만난 하하와도 정준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태호 PD의 목소리가 노홍철 때와 같아 미리 마음을 먹고 내려왔다는 하하는 유재석과의 대화를 통해 정준하에 대한 걱정스러운 마음을 털어놨다. 쉬는 동안 예민함을 과다 충전한 듯한 하하의 모습에 유재석은 또 다시 "기대해"라는 말을 꺼내며 끝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어찌보면 민감하게 생각해 그냥 지나갈수도 있었던 논란이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역시 '무한도전'이었다. 단순한 사과나 각오 전달이 아닌, 이마저도 웃음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노련함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 중심에는 유재석이 있었다. '국민 MC'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하는 진행 능력은 11주 공백에도 변함이 없었다. /parkjy@osen.co.kr
[사진] '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