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생애 첫 수상"…진선규는 어떻게 '청룡의 남자'가 됐나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11.26 10: 30

배우 진선규가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로 명실공히 '청룡의 남자'가 됐다.
진선규는 25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범죄도시'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5년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로 데뷔, 작품을 가리지 않고 연기 내공을 쌓은지 12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청룡의 남우조연상은 남우주연상 이상으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천만 관객을 태운 '택시운전사' 유해진부터 충무로의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한 '더 킹' 배성우, 출연하는 작품마다 스스로를 경신하는 천의 얼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김희원, 이제는 이름으로도 믿고 보는 배우가 된 '해빙'의 김대명까지, 충무로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배우들이 남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진선규는 생애 처음으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며 충무로의 대세임을 입증했다. 

올해 청룡의 선택은 '범죄도시'로 스크린을 압도한 진선규였다. 올해 청룡에서 탄생한 최고의 이변이라 불릴 만도 하지만, 반대로 충분히 받을만 했던, 받아야 마땅했던 상이기도 했다. 생애 첫 트로피,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마자 오열하기 시작한 진선규의 얼굴은 이미 촉촉히 젖어 있었다. 배우 생활을 통틀어 처음으로 누리는 감격의 영광에 진선규는 좀처럼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러나 눈물 속에서도 수상 소감만은 재치가 넘쳤다. 청룡이 만든 천생 배우 진선규의 역대급 소감이었다.
진선규는 "저 조선족 아니다. 중국에서 넘어온 사람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이다"라며 "여기 오는 것만으로도 떨려서 청심환을 먹고 왔다. 상을 받을 줄 알았으면 하나 더 먹고 왔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진선규는 "40년 동안 계속 도움만 받으면서 살아서 감사한 사람이 너무 많다"며 오랜 시간 자신을 뒷바라지 해준 아내(배우 박보경)와 힘든 시간을 함께 한 소속사 식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경남 진해에서 보고 있을 친구들. 그 친구들이 제가 코가 낮아서 안된다고 제 코 수술을 위해 계까지 들어줬다"고 친구들에게 고마워했다.
이어 "저를 이렇게 멋진 '범죄도시'라는 영화에 위성락으로 설 수 있게 해주신 강윤성 감독님, 같이 연기하면서 너무 큰 힘을 준 마동석 선배님과 형사팀, 그리고 함께 한 김성규, 대장 장첸 윤계상에게 감사하다"고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게 공을 돌린 진선규는 "저 멀리 우주에 있는 '좋은 배우'라는 목표를 향해서 계속 해서 나아가겠다"고 감격의 소감을 마무리했다.
진선규는 '범죄도시'에서 흑룡파 보스 장첸(윤계상)의 오른팔 위성락 역을 연기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뿜었다. 앞선 필모그래피와 대치되지 않을 만큼 '범죄도시' 속 진선규의 변신은 강렬했다. 진선규 외에는 어떤 배우를 대응시킬 수 없을 정도로, 진선규표 위성락은 독보적이었다. 관람 후에는 어김없이 "실제 조선족이냐"는 물음이 쏟아질 만큼, 진선규의 열연은 강렬했고, 완벽했다. 
'범죄도시'로 자신의 진가를 알렸지만, 진선규는 이미 배우들에게 존경을 받는 진짜 배우이기도 하다. 2005년 데뷔해 '난쟁이들', '여신님이 보고계셔', '김종욱 찾기' 등 연극과 뮤지컬,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여자를 울려', 영화 '개들의 전쟁', '사냥', '화차'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탄탄한 내공을 빛발했다. 배우들 역시 진선규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기도. '범죄도시'에 함께 출연한 윤계상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로드 넘버원'에 함께 출연하고 진선규 형에게 반했다. 제가 졸라서 연기를 배웠다"며 "제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라고 진선규를 극찬한 바 있다.
'범죄도시'로 진선규는 청룡의 정상에 우뚝 섰다. '청룡의 남자'가 된 진선규의 비상은 지금부터다. /mari@osen.co.kr
[사진] SBS 청룡영화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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