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을 보면서 가장 뭉클했던 것은 동료를 먼저 떠나보낸 배우들의 애도였다. 특히 지난 10월 30일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故 김주혁에 대한 아픔이 유난하다. 지금 이렇게 그가 없다는 소식에 충무로가 슬퍼하는 것을 보니 더욱 그렇다.
25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는 고인이 된 김주혁을 비롯해 배우 김지영, 윤소정, 김영애를 애도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생전 김주혁과 절친한 사이였던 차태현이 무대에 올라 “2017년은 소중하고 존경하는 선배님, 사랑하는 동료를 떠나보냈다. 저는 아직도 그 미소가 잊히지 않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애써 눈물을 참는 그의 모습에서 엄청난 상실감을 느낄 수 있었다.
차태현은 이어 "언제나 따뜻하게 배려해줬던 인자함도 잊지 않고 있다.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하늘에서 부디 아프지 마시고 평안하길 바란다“며 ”정말 많이 보고 싶다. 사랑합니다. 형"이라고 애도했다. 김주혁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 전파를 탔고 이를 본 MC 김혜수는 "진심으로 평안을 기원 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예고된 것이든 아니면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한 생이별이든 간에 죽음이란 언제나 슬프고 고통스럽다. 고인을 애도하는 것 못지않게 동료들의 찢어진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위로가 필요한 법이다. 차태현의 추도사에는 고인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했다.
영화와 예능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김주혁은 재능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의 가장 뛰어난 재능은 다름 아닌 좋은 인성이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고작 그의 영화와, 그의 삶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일뿐이다./purplish@osen.co.kr
[사진] 청룡영화상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