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LIVE] '캠프 MVP' 문상인 "조바심 안 낸다…지켜봐달라“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26 13: 00

이제 막 프로 1년을 보낸 문상인(19·kt)이 캠프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문상인은 몇 년 뒤 수원 kt위즈파크를 누빌 자신을 기대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경남고를 졸업한 문상인은 지난해 열린 '2017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경남고 3학년 시절 26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1리, OPS(출루율+장타율) 0.826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고교 레벨답지 않은 안정적 수비와 투수리드로 주목받았다. 나종덕(롯데)과 함께 고교야구 정상급 포수로 손꼽혔다.
하지만 프로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문상인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 40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6푼7리(60타수 8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볼넷 7개를 골라내는 동안 삼진은 24개. OPS는 0.500에 불과했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만난 문상인은 오히려 밝은 표정이었다. 문상인은 "지금 돌이켜보면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시즌 내내 부족함을 느꼈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무엇 하나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라며 "시즌 내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시즌 종료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만족을 얘기하는 건 마무리 캠프에서 거둔 성과 때문이다. 문상인은 "35일의 캠프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 역시도 느낌이 좋다"라며 미소지었다. 이어 그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다면 뭐가 문제였는지 느낄 새도 없었을 것이다. 단점을 발견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나의 2017년은 성공이다"고 자평했다.
문상인은 이번 캠프 내내 이숭용 타격코치와 강성우 배터리코치 옆을 떠나지 않았다. 타격은 이숭용 코치, 수비는 강성우 코치에게 꼬치꼬치 캐물었다. 서글서글한 성격을 십분 발휘해 코치진에게 먼저 다가섰고 해답을 찾을 때까지 고민했다. 문상인은 "뭐가 잘못된 건지 머리로는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도 그게 몸으로 고쳐지지 않았다. 이번 캠프에서 몸으로 깨달은 점이 있다"고 자랑했다.
두 번째 캠프였기에 가능한 변화였다. 문상인은 올 초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 참여했다. 이때는 그저 몸으로 깨닫기 위해 훈련량을 늘렸다. 하지만 훈련량은 좋은 성적을 보답하지 않는다. kt 코칭스태프는 이번 마무리 캠프 내내 선수들과 토론의 장을 열었다. 그 결과 선수들이 문제점을 스스로 깨달았다. 문상인 역시 그 수혜자였던 것.
문상인은 "캠프 출발할 때만 해도 주눅들까 걱정했는데 선배들이 너무 잘해줬다. 때문에 적극적으로 덤벼들었고,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밝혔다. 문상인은 이번 캠프, 선수들이 꼽은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그는 "내가 왜 받는지 모르겠다. 막내가 고생했다고 챙겨주신 것 같다"며 겸손했다.
스스로 만족했던 마무리 캠프였지만 조바심은 내지 않는다. 문상인의 목표는 내년 시즌에도 프로 무대 적응에 맞춰져있다. 문상인은 "내년에는 퓨처스리그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 조바심 내지 않고 차근차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체중도 확 늘렸다. 문상인은 입단 당시만 해도 신장 185cm에 체중 79kg을 유지했다. 하지만 마무리 캠프 마무리 시점 기준, 10kg 이상 쪘다. kt 코칭스태프 역시 "너는 3년 동안 다른 부분 신경 쓰지 말고 몸만들기만 생각해라"고 주문할 정도. 점차 프로 무대에 맞는 선수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 문상인은 팬들에게 자신의 강점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했다. 인터뷰 내내 막힘없이 대답하던 모습과 딴판. 문상인은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다. 안정적인 수비를 목표로 하고 있으니, 많이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ing@osen.co.kr
[사진] kt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