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창단 후 첫 해외 마무리 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4년 연속 최하위만큼은 반드시 피하겠다는 각오 속에서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다. 사령탑은 선수단에게 "남은 시간은 공평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kt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6일(오늘)까지 35일간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에서 마무리 캠프를 실시했다. 김진욱 감독 이하 10명의 코치와 45명의 선수단이 구슬땀을 흘렸다.
이번 마무리 캠프는 kt에게 여러 모로 의미가 있었다. 우선 첫 해외 마무리 캠프라는 점. kt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원과 퓨처스팀이 있는 익산에서 이원화된 마무리 캠프를 치렀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김진욱 감독이 부임했으나 코치진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진욱 감독도 "마무리 캠프는 전력 파악과 시즌 밑그림 구상에서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제대로 된 성과를 못낸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라고 밝혔다. 반면, 올해는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일본으로 떠나 캠프지를 차렸다. 베테랑 야수들을 제외한 채 영건 위주로 명단을 꾸려 활기찬 분위기에서 훈련이 이어졌다.
젊어진 건 비단 선수단만이 아니었다. kt는 올 시즌 종료 후 이광길 수석코치를 비롯, 김광림 타격코치, 김형석, 김필중, 박성기 코치와 결별했다. 그 자리는 올 시즌 내내 퓨처스 팀을 이끌었던 코치진이 메웠다. 이숭용, 류택현, 신명철, 고영민 코치가 캠프에 합류해 선수단과 소통했다. 김진욱 감독은 "코치진의 연령대가 높지 않아 선수단과 소통이 수월했다"고 평가했다. 이들 모두 이듬해 보직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개의치 않고 선수들과 함께했다.
김진욱 감독이 꼽은 이번 캠프 최대 수확은 선수들과 소통이었다. 젊은 선수들로 꾸려진만큼 투타 모두 매커니즘의 교정을 신경썼다. 다만 기술적인 수정보다는 '내가 왜 이렇게 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느끼고 변화했다. 야구의 깊이나 세심한 부분을 이해했다는 것. 김진욱 감독은 "선수들의 투구나 타격을 옆에서 지켜보고 '내가 보기엔 이런데, 네 생각은 어때?'라고 선수에게 묻는다. 선수가 답하면 코치에게도 묻는다. 세 개의 의견이 나온다. 동의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는 부분이 나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과거에는 한 가지, 감독의 의견만 전해졌다. 하지만 그 변화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낀 게 가장 큰 수확이다"라며 밝게 웃었다.
김진욱 감독은 훈련 마지막 날인 25일, 선수단을 소집해 한마디를 남겼다. "아프지 않고 이렇게 캠프를 마무리 한 자체로 성공이다. 이제 12월과 1월이 남아있다. 고액 연봉자도, 베테랑도, 여기 있는 선수들 모두에게도 똑같은 2개월이다. 시간은 공평하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냐에 따라 2018시즌이 달라질 것이다". 김진욱 감독의 메시지였다.
선수단이 꼽은 캠프 MVP는 1년차 포수 문상인이었다. 나이는 가장 어렸지만 모든 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분위기를 띄웠다. 아울러 개인의 성장도 이뤄냈다는 평가. 문상인은 "왜 내가 받았는지 모르겠다. 형들이 고생했다고 챙겨준 것 같다"라고 입을 연 뒤 "이숭용 타격코치님과 계속 붙어다녔다. 캠프 전까지는 이론에 대해 머리로만 알았는데, 이제 몸으로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코칭스태프가 꼽은 MVP는 투수 이종혁과 야수 이창진이었다. 이종혁은 올 시즌 kt에 2차 2라운드로 입단한 1년차 새내기다. 시즌 중반부터 1군 기회를 얻으며 16경기 등판, 19이닝 소화하며 2승무패 평균자책점 6.63을 기록했다. 이종혁은 "안 좋은 폼을 수정했던 캠프였다"라며 "내년 시즌 1군에 오래있는 게 목표다. 이루기 위해 비시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했다.
2014년 롯데에 입단한 이창진은 2015년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2016시즌부터 상무 야구단에서 2년간 군 복무한 뒤 이번 마무리 캠프에 참여했다. 이창진은 "캠프 MVP는 처음이다. 전역 선물인 것 같다. 전역 후 선수들과 어울려 호흡을 맞췄다는 자체로도 내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마무리 캠프를 성료한 kt 선수단은 26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