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굉장히 슬픈 드라마의 전개가 있고 아름다운 두 남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도 펼쳐진다. 하지만 그렇게만 볼 수 없다. 쉴새없이 웃음이 터진다. 남녀주인공의 티격태격 애잔하기도한 멜로 분위기 속에서도 코미디의 임팩트가 강렬하다. 90분 동안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웃음을 전하는 배우 김유리(29)의 존재감이다.
김유리는 연극 '수상한 흥신소 3탄'에서 7인의 역할을 혼자 소화하는 '멀티녀' 역할을 맡았다. 남자주인공이 일하는 편의점 알바녀이자 썸녀로, 섹시한 출판사 대표, 학생회 부회장, 여주인공의 친구, 연변 여성 등등.
의상만 바꿔입는 것이 아니라 역할에 맞는 억양, 톤, 분위기 등 모든 것이 순식간에 달라진다. 같은 배우가 연기했다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7인의 역할을 김유리 홀로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김유리의 등장만으로도 "와!"라는 탄성이 객석에서 터져나온다.
'수상한 흥신소 3탄'은 자신의 탄생을 막기 위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소녀에 의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17년 전으로 가서 부모의 연애를 방해하기 위해 온갖 작전을 펼친다.
김유리는 최근 OSEN과의 만남에서 "저는 알바생 소연 역할을 할 때가 제일 재밌다"며 "연기를 하면서도 저도 너무 웃길 때가 많다. 하면서 저도 재밌고 즐겁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유리는 대학로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수상한 흥신소' 1,2탄에 연이어 출연했고 연극 'S다이어리'에서도 멀티녀로 출연했다.
그는 "주인공도 했었는데 저는 계속 관객을 웃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며 "멀티 역할이 연극할 때 잘 맞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수원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김유리는 2009년 연극 '잇츠유'로 데뷔해 10여 작품의 연극에 출연했다. 지난해에는 유지태 주연의 영화 '스플릿'에도 출연했다.
그는 "작년에 수상한 흥신소 2탄을 했는데 그때 감독님이 보시고 영화에 캐스팅해주셨다"며 "볼링장 여직원 역할로 상대배역이 유지태 선배님이었다. 너무 긴장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재밌게 촬영했다. 현장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유리는 "몸이 아프다가도 무대에 서면 언제 아팠나 싶을 정도로 정말 연기하는 게 좋다"며 "관객들을 웃게 해드리는 희극배우가 되고 싶다. 더 열심히 잘 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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