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고자 했던 소기의 목표는 이루고 돌아왔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오윤석(25)이 내야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5년 잠시 1군 무대를 밟아 29경기 타율 2할7푼9리(33타수 9안타) 1홈런 3타점 7득점으로 가능성을 비춘 오윤석이다. 이후 2년 간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병역을 해결하고 다시 돌아왔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명단에 포함된 것도 군 복무 이전 시즌에 보여준 기대의 연장선이었다. 오윤석은 일단 “1군에서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는 말로 전역 후 1군 선수단에 합류한 소감을 밝혔다.
군 복무 기간 동안 오윤석의 1년 선임들은 쟁쟁했던 선수들이었다. 김선빈(KIA), 한동민(SK), 권희동(NC), 김헌곤(삼성)이 그의 1년 선임이었다. 1군 경험이 풍부했던 선임들로부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야구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배웠지만,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서 많이 깨달았다”면서 “특히 제 위의 선임들이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었다. 그 형들을 보면서 경기 때 어떻게 생각하며 야구를 하는 지를 많이 배웠고 느꼈다”고 전했다.
쟁쟁한 선임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준비를 한 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도약을 준비하려고 했던 오윤석. 그러나 부상에 발목 잡혔다. 두 번이나 왼쪽 햄스트링 통증을 겪으며 41경기 출장에 그쳤다. 오윤석은 “준비를 잘해서 올해 성적을 내보고 싶었다. 그런데 왼쪽 햄스트링 부상이 왔다”면서 “처음에 다쳤을 때는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어서 재활을 급하게 했다. 그래서 그런지 재발을 하더라”고 전했다.
두 번의 햄스트링 통증은 몸 관리에 대해선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 수 있게 만들었다. “두 번째 다쳤을 때는 확실하게 하자는 마음을 갖고 재활에 신경을 많이 썼다. 다쳤을 때 어떻게 마음을 다잡고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많이 배운 한 해였다”고 말한 오윤석이다.
부상으로 출장 기회는 적었지만 30개의 안타 중 12개가 장타일 정도로 타구를 강하고, 멀리, 빠르게 보냈다(2루타 8개, 홈런 4개). 목표하고자 했던 증량에 성공했고 그 결과물이었다. 그는 “기량 발전은 물론 몸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1년 차가 끝나고 겨울에 웨이트를 많이 했고 먹는 것부터 오기가 생길 정도로 먹었다”면서 “그러더니 체중이 8~9kg가 늘었고 경기 때 타구 스피드나 타구의 질이 너무 좋았다. 다치기도 했지만 웨이트를 한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윤석이 목표했던 벌크업을 달성한 셈.
2015년 잠시 1군 경험을 했던 부분은 1군 무대에 대한 간절함, 그리고 상무에서 2년 동안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오윤석은 “2015년 1군 경험이 없었으면 내게 지금의 발전은 없었을 것이다. 잠시 경험했던 1군 경험과 함께 군대에서도 롯데 경기를 비롯해 프로팀 경기를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이것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윤석이 현실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차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은 3루다. 2루에는 외국인 선수 앤디 번즈가 그대로 남을 확률이 높다. 경쟁은 필수이지만 욕심과 자신감은 충분하다. 그는 “편한 것은 2루이지만 지금은 3루도 똑같은 것 같다”면서 “경쟁도 내가 하기 나름이다. 야구 선수들이 2군에서 야구를 하려는 것 아니지 않나. 내년부터는 1군에 붙어 있으면서 자리를 잡고 싶은 욕심이 크다”고 힘주어 말했다.
내야 경쟁에 도전장을 내민 오윤석이다. 목표는 간결하지만 결연하다. 그는 “첫 번째는 다치지 않고 시즌을 잘 소화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단순히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1군 감독님, 코치님 눈에 한 번 들어서 더 잘해보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