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 불여일견.’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낫다는 고사성어는 우리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어 와 있다. 야구계 역시 마찬가지다. 동영상을 통한 전력분석은 이미 보편화 되어 있고, 코칭스태프 역시 이제는 선수들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지도와 훈련을 위해 동영상 촬영을 통해 선수들을 보다 빠르고 쉽게 이해시키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언제 어디서든 접하기 쉬운 ‘유튜브’라는 영상 매체는 선수들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하나의 접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롯데 자이언츠의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은 그라운드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숙소, 그리고 영상 자료 속에서도 훈련의 과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투수와 타자 파트의 코칭스태프들은 영상 기기를 끼고 살고 있다.
이용훈 불펜 코치는 선수들의 불펜 피칭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일일이 찍고 있다. 투수 파트 김원형 코치는 “아무래도 선수들이 듣는 것보다는 직접 보는 것이 더 이해가 빠르고 납득하기 쉬운 편이다”는 말로 일일이 영상을 촬영하는 이유를 밝혔다. 수정할 부분을 말로 이해시키기 보다는 영상을 통해서 선수들에 확인을 시켜주는 것이 문제점을 보완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가 됐던 현재, 그리고 바뀌어 가는 과정, 바뀐 이후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기에 선수들의 만족도와 이해도도 높아지는 편이다.
타격 파트에서도 정식 훈련이 끝난 뒤 엑스트라 훈련 때는 촬영 장비를 두고 선수들의 타격 자세를 직접 찍는다. 그리고 숙소로 들어간 뒤 김승관 타격코치와 선수들이 모여 보다 세밀하게 파고들어가고 있다.
장재중 배터리 코치 역시 포수 파트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 명포수인 러셀 마틴의 프레이밍 관련 영상을 직접 보내주며 보고 느끼게끔 하고 있다. 장재중 코치는 “마틴의 영상을 보면서 익숙해질 때까지 따라하게끔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포수 나종덕은 “코치님께서 보내주신 영상을 보니 내가 하는 프레이밍과 많이 다르더라. 그래도 계속 영상을 보고 연습하다보니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코칭스태프가 직접 영상을 찍어 교육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선수들 스스로도 영상을 찾아보고 발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 숙소가 곧 그라운드이고 훈련장이 되는 셈. 투수 김대우는 불펜 투수로 거듭나기 위해 ‘영상의 바다’를 끊임없이 헤맨다. 김대우는 “불펜 투수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공을 던지는지 동영상을 통해서 공부하고 있다. 불펜 투수 유형에 관계없이 모든 불펜 투수들의 영상들을 보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외야수 전향 이후 본격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허일 역시 “박해민(삼성), 안익훈(LG) 등 수비 잘하는 선수들의 영상을 보고 공부하려고 한다”면서 “좋은 선수들의 장점들을 보고 벤치마킹을 통해 잘 할 수 있는 요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영상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하며 시청각 교육의 순기능을 밝혔다.
물론 이 시청각 교육이 보는 데만 그쳐선 안된다. 직접 자신의 몸에 밸 수 있게 끊임없이 연습하고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시작이 중요한 것. 롯데의 마무리캠프는 일단 이 시청각 교육의 시작을 통해 더 나은 내일과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