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후 첫 해외 마무리캠프. 하지만 실전 경기는 단 한 차례도 없다. 실전보다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kt는 지난달 23일부터 35일간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에 마무리캠프를 차렸다. 그런데 이 35일간 단 한 차례의 연습 경기도 없다. 일반적인 캠프 풍경과 대조적이다.
연습 경기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캠프 풍경과 다르지 않다. 선수들은 오전 워밍업으로 몸을 풀고, 투타를 나눠 타격과 투구 연습을 한다. 라이브로 피칭과 타격도 반복하고 있다. 엑스트라 훈련에 야간 훈련까지 보태지며 하루의 마무리.
다른 팀의 캠프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연습 경기가 없다. 마무리캠프지 때는 인근 KBO리그 구단들과 실전을 치르는 게 다반사다. kt가 위치한 미야자키만 놓고 봐도 두산과 한화가 캠프를 차렸다. 차로 한 시간 가까이 이동하면 이들의 연습장에 도달한다.
그럼에도 실전 경기를 배제한 건 김진욱 감독의 의사였다. 김진욱 감독은 "지금은 실전 한두 경기보다 훈련이 더 필요한 시기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 마무리캠프 풍경을 보면 알 수 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일대일로 붙어 매커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폼에 대해 이야기하면 선수들의 반응은 하나다. '제 폼이 정말 이정도인가요?'라고 되묻는다. 이런 상황에서 실전 경기를 한들 의미가 덜하다". 김진욱 감독 이야기다.
젊은 선수들은 흡수가 빠르다. 가령, 투수의 경우 "팔각도가 이만큼 벌어져있다"고 지적한 뒤, 영상을 통해 보여주면 "정말 이 정도였나?"라고 되물은 뒤 이를 고치는 작업에 나선다. 하지만 그만큼 배출도 빠르다.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실전을 치른다면, 의욕이 앞서 한껏 교정하던 폼을 쉽사리 잃게 된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두 달 간의 훈련 공백도 한몫했다. 선수단은 12월부터 비활동 기간에 들어간다. 2월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코칭스태프와 어떤 접촉도 쉽지 않다. 설령 실전으로 감을 끌어올렸어도, 이 두 달은 개인 훈련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이를 감안했을 때 동작 하나라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기존의 것과 다른 방식을 시도했을 때 이것이 옳았음을 증명할 방법은 단 하나, 결과다. kt의 새로운 시도가 이듬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