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프리에이전트(FA) 시장 철수를 선언하는 구단이 하나둘 늘고 있다. 반면, 미계약 FA는 여전히 16명. 이들의 행방은 어떻게 될까.
23일까지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총 4명. 문규현(롯데, 2+1년 10억 원)과 권오준(삼성, 2년 6억 원)은 원 소속팀과 합의점을 찾았고, 강민호(삼성, 4년 80억 원)와 황재균(kt, 4년 88억 원)은 새둥지를 찾았다.
'역대급' 시장이 될 거라는 전망. 이적생들의 금액을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롯데의 상징'이던 강민호가 팀을 옮겼으며, 황재균 역시 원 소속팀 롯데가 손 한 번 쓸 틈 없이 진정성을 보인 kt로 떠났다. 하지만 개장 2주가 지났음에도 계약을 한 건 이들이 전부다. '빅 네임'이 즐비했던 만큼, 다소 느린 페이스다.
남은 FA 선수 가운데 타 팀이 군침 흘릴 만한 선수는 단연 '외야 빅3'다. 김현수(필라델피아)를 축으로 손아섭(롯데)과 민병헌(두산)이 그 주인공. 이들 모두 외야수가 필요한 팀들의 레이더에 포착된 상황이며, 이들의 행선지에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외야 빅3를 제외하고도 준척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정근우와 김주찬, 정의윤, 최준석, 손시헌 등도 노려볼 만한 선수들이다.
문제는 시장 철수를 선언하는 팀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kt는 황재균 영입 직후 외부 FA 시장에서 손을 뗐다. 삼성 역시 강민호 영입 이후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
한화는 '육성' 기조를 유지하며 내부 FA와 계약에만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2차 드래프트 3라운드를 모두 패스한 넥센은 FA 시장에 눈을 돌릴 때가 아니다. NC와 SK 역시 관심두지 않고 있다. '챔피언' KIA 역시 집토끼 단속이 급선무다.
그럼 남은 팀은 두산, 롯데, LG다. 이 세 팀이 남은 대어들을 두고 다투는 형국이다. 두산과 롯데는 결국 집토끼 단속이 관건이다. 김현수와 민병헌이 동시에 풀린 두산은 여전히 머리 아픈 고민 중이다. 롯데 역시 손아섭 잔류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으나, 이 부분에서 성과를 얻지 못했고 그 사이 강민호가 떠났다.
LG는 베테랑들을 대거 숙청하며 자신들의 기조를 확실히 보였다. 이제 LG로서는 FA로 방점을 찍어야 하는 상황이다. 세 팀 모두 '대어' 영입의 명분은 충분하다. 외야 빅3 중 한 명으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이유다.
빅 네임으로 분류되지 않는 이들 대부분은 원 소속팀과 협상 중이다. 앞서 외부 FA 시장 철수를 선언한 7개 구단 역시 대개 내부 FA와 협상 중이다. 아직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 않은 구단도 있지만, 한두 번의 의사 타진은 하겠다는 방침이다. 빅 네임 영입에 실패한 구단이라면 결국 준척급을 잡는 쪽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대략적인 밑그림은 외야 빅3의 행선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장기화 될 것 같은 이유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