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우승자 KIA 타이거즈의 2018시즌 5선발 경쟁이 조기 점화됐다.
2018 시즌 KIA 선발진의 거의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와 팻딘의 잔류를 가정한다면 벌써 4명의 선발진은 확보했다. 20승 투수 양현종과 한국시리즈와 APBC대회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임기영까지 정해졌다. 팻딘은 한국시리즈 1승을 더해 10승을 채웠고 시즌 8승에 그쳤던 임기영도 한국시리즈와 APBC 승리를 안아 10승 고지를 밟았다.
사실상 5선발투수만 남았다. 그 한 자리를 놓고 오키나와 캠프에서 벌써부터 경쟁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후보도 이미 드러났다. 2017시즌 신데렐라로 떠오른 정용운(27)과 이민우(24)가 주인공이다. 물론 임기준과 홍건희도 선발을 노리고 있고 또 다른 경쟁자들이 등장할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선 두 투수가 가장 선발진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신데렐라였다.
정용운은 지난 6월 임기영이 폐렴으로 빠지자 중간투수에서 선발투수로 승격해 3승(2패)을 수확했다. 팀이 연패에 빠진 위기에서 등장해 승리를 챙겼다. 3연패를 끊었고 싹쓸이 3연패 위기도 건져냈다. 비록 힘이 떨어지고 상대의 분석에 당하면서 7월부터는 부진했지만 3승은 팀 1위를 지키는데 커다란 자양분이 됐다.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는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30km대 후반에서 140km대 초반까지 스피드업을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웠다. 체인지업이 먹히려면 직구의 스피드가 필요했다. 이틀에 한번꼴로 200개 가까운 공을 던지면서 커브도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내심 선발투수로 15경기 이상, 100이닝을 소화를 내년 목표로 삼았다.
이민우은 단 4경기만 등판해 1승만 챙겼다. 선발은 2경기였다. 그러나 순도가 높았다. 9월 14일 사직 롯데전에 데뷔 등판을 하더니 6이닝을 6피안타 2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안았다. 전날 문학경기에서 10-5로 이기다 7회 대거 10실점하며 대역전패를 당해 팀 분위기가 말이 아니었다. 신인이나 다름없는 이민우가 팀을 살려냈다.
9월 20일 SK(광주)와의 두번째 선발경기에서도 5이닝을 2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타선이 살아나지 않아 패전을 안았다. 2경기에서 보여준 능력으로 단번에 2018 선발투수 후보로 떠올랐다.탄탄한 제구력과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는 배짱투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자신의 볼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무리 캠프 도중 대만으로 건너갔다. 오는 25일부터 내달 14일까지 대만에서 열리는 2017 아시아 윈터 베이스볼(AWB)에 경찰 야구단과 프로야구 유망주 28명으로 구성된 KBO 연합팀의 일원이 됐다. 이민우도 스피드업이 목표이다. 적어도 140km대 후반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물론 두 투수는 경쟁을 하면서도 5선발진을 분담할 가능성도 있다. 아직 풀타임 선발은 부담이 될 수 있다. 15경기 정도만 소화를 해주어도 팀에게는 대단한 힘이 될 수 있다. 세살 터울의 신데렐라들의 선발경쟁이 벌써부터 흥미를 끌기 시작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