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와 포수 최대어는 새 둥지를 찾았다. 이제는 최대의 화두인 외야 프리에이전트(FA) 대어들이 서서히 움직일 때다. 각 구단들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롯데와 LG가 어떤 길을 걸어갈지가 화제다.
예상대로 다소 더디게 흘러가고 있는 FA 시장이지만 황재균(30·kt)과 강민호(32·롯데)가 차례로 대형 계약의 불을 당겨 지루하지는 않다. 내야 최대어였던 황재균은 kt와 4년 총액 88억 원, 포수 최대어였던 강민호는 삼성과 4년 총액 80억 원에 각각 계약했다. 두 선수가 어떤 ‘기준’을 세워놓음에 따라 이제는 외야 FA들이 움직일 시기가 됐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이번 FA 시장에는 유독 좋은 외야수가 많다. 각자 최대어 타이틀이 붙는다. 손아섭은 최근 들어 최고의 성적을 낸 검증된 외야수다. 5년 연속 3할을 친 민병헌은 ‘우타 외야수 최대어’다. 한편 미국에서의 2년 계약이 끝난 김현수는 유턴 최대어라고 할 만하다. 세 선수의 거취는 단연 이번 FA시장의 최대 관심거리다.
어떤 선수가 먼저 계약서에 사인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래도 손아섭과 김현수는 아직 MLB쪽에 대한 미련을 접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다소 시간이 걸릴 개연성이 있다. 두 선수가 요구하는 금액은 최소 100억 원 이상이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민병헌의 경우는 원 소속팀 두산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이렇다 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앞선 두 선수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움직일 전망이다.
구단으로서는 롯데와 LG가 관심사다. 두산은 이번 시장에서 다소 소극적인 움직임이다. 그 외의 다른 팀들은 FA 시장에서 철수했거나 관망이다. 강민호를 영입한 삼성도 외야 FA 영입에 많은 돈을 쓰는 것은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라는 후문이다. 결국 롯데와 LG를 우선시 볼 수밖에 없다. 롯데는 손아섭 계약이 남아있고, LG는 외야 FA 영입에 관심을 부정하지 않는 팀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손아섭 계약에 사활을 걸어야 할 판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뛴 황재균을 놓친 것은 둘째치고, 팀 전력의 핵심인 강민호를 잃었다. 여기서 손아섭까지 빠지면 전력 누수가 심각해진다. 2차 드래프트에서 이병규를 영입했으나 손아섭의 존재감에는 미치지 못한다. 팬들의 불같은 여론도 생각해야 한다. 손아섭과 롯데는 이미 협상 자체는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아섭이나 민병헌이 시장에 풀린다면 LG도 적극적으로 달려들 공산이 있다. 류중일 감독이 취임했다는 점, 외야가 약해 전력보강이 필요하다는 점 등 여러 정황이 겹친다. 가격이 관건이기는 하지만 많은 구단들이 LG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도 이와 맥이 닿는다. LG가 판을 주도하는 페이스메이커가 될지도 관심사다.
한편 다른 외야 FA들은 원 소속팀에 남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종욱(NC), 김주찬(KIA), 이대형(kt), 정의윤(SK) 등은 현 시점까지는 타 팀의 뚜렷한 입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야 빅3가 정리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대다수는 적당한 선에서 소속팀 잔류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체적인 시선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