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에서 거둔 천금의 승리였다. 그러나 과정에서 부상 투혼을 천명했던 양희종과 김종규가 코트에 그 의지를 전달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23일 뉴질랜드 웰링턴 TSB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9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최종예선’ A조 1차전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86-8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한국은 원정에서 정예 멤버로 나선 뉴질랜드를 공수에서 압도하면서 예선 첫 승리를 만들어냈다. 전준범과 오세근의 활약, 최준용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수비와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고 바랐던 양희종과 김종규는 부상 투혼은 코트의 선수들에게 의지를 전달했다. 양희종은 2017-2018시즌 리그 초반, 코뼈 골절 부상을 당했다. 심각한 부상이었지만 양희종은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김종규 역시 발목 부상을 당해 한동안 리그에서 제외됐다. 당초 최부경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한 김종규의 부상 회복 속도가 빨라지자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전격적으로 김종규로 명단을 교체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이들에 대한 믿음은 남달랐다. 예선 첫 경기에 대한 비중을 감안한 듯, 허재 감독은 양희종과 김종규를 나란히 코트에 먼저 내세웠다. 양희종은 상대 주포인 코리 웹스터의 밀착 수비를 위한 전문 수비수 역할, 김종규는 높이에서 우위를 보이는 뉴질랜드의 빅맨을 제대로 막아내 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들의 부상투혼은 단지 선수들의 의지만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실제적으로 한국의 경기력에는 썩 도움이 되지 못했다. 양희종은 초반 코리 웹스터의 득점력을 억제하지 못했다. 그러나 활발하게 움직이며 운동량을 가져갔다. 김종규 역시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듯 미들레인지에서 던지는 슈팅이 번번이 림을 빗나갔다. 골밑에서 박스 아웃과 수비 로테이션 등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이날 한국은 전준범의 3점포 6방을 앞세워 뉴질랜드를 격파했고, 김종규는 9득점, 양희종은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이 두 선수의 의지는 나름대로 코트에 긍정적인 기운을 전파했다. /jhrae@osen.co.kr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