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다' 시리즈의 주역인 신원호 PD와 제작진의 차기작으로 주목을 받았던 tvN 새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정보훈, 연출 신원호)이 지난 22일 베일을 벗었다. 방송 직후 신선한 소재와 세심한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력 등 삼박자가 어우러진 모습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
이를 증명하듯, '슬기로운 감빵생활' 1회는 평균 4.6%, 최고 6.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순위에서 1위에 등극했다. 또한 tvN 타깃 2049 시청률이 평균 2.8%, 최고 3.7%까지 치솟으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닐슨코리아 유로플랫폼가구 전국기준)
이에 OSEN은 신원호 PD와의 전화 통화에서, 예상을 뒤엎는 충격과 반전, 감동의 스토리로 자신만의 사이다 행보를 시작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향후 관전 포인트에 대해 물어봤다.
이하 신원호 PD와의 일문일답.
Q. 첫 방송이 끝났는데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사실 저희 같은 사람은 잘 못 느껴요. 지금도 4회 편집을 진행 중이고 뒷 방송 분량도 촬영해야 하거든요. '이제 시작됐다?' 정도의 느낌인 것 같아요.(웃음)"
Q. 혹시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봤나요?
"네. 봤어요. 아무래도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일반적인 주제가 아니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감옥이라는 소재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그걸 깨기 위해 1회는 주인공의 시점으로 풀었어요. 그런 부분이 시간이 지나면 좀 낫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준비한 반전들이 반응을 얻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Q. 다양한 반전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론 성동일씨 반전이 가장 재밌었어요.
"아마 제일 재밌는 방식이 아닐까 싶어요. 기대하고 있는 바를 꺾는 게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할까요? 그런 부분에서는 다분히 의도된 섭외라고 할 수 있겠네요.(웃음) 성동일씨는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아버지로 나왔던 분이라 그런 분이 저희의 차기작에 나오면 '아마도 좋은 사람으로 나오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희로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반전의 장치가 되는 거죠. 깊은 수라기보단 얕은 수? 그런 느낌이에요.(웃음)"
Q. 아무래도 소재가 감옥이고 또 1회다 보니 어두운 측면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런 느낌이 당분간 지속되는 건가요?
"주인공이 2회부턴 이전보다 익숙해진 모습을 보여요. 주인공도 그렇고 시청자분들도 그렇고 감옥이라는 생소한 공간에 바로 적응하기가 쉬운 게 아니라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1회는 주인공과 시청자분들이 같이 적응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2회부턴 1회에 등장했던 이야기들이 따라올 예정이고 다음주 방송인 3회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마 오늘 방송을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Q. 박해수씨의 감방 동기들도 다양한 에피소드가 많아 보이더라고요.
"시청자분들이 의아하게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캐스팅 기사로 굉장히 많은 수의 사람이 등장했잖아요. 그런데 1회에 다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그렇다고 주인공이 30명이 넘는 방을 쓸 수 없으니 주인공의 수감 공간이 바뀌거나 누군가 출소를 하면 다른 사람이 등장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있을 거예요. 여기에 주인공과 준호(정경호 분)의 이야기가 더해질 거고요. 아무래도 바뀐 사람들의 이야기가 계속 한줄기씩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Q. 박해수씨와 전 여자친구로 등장한 정수정씨의 러브라인도 기대가 됐어요.
"아무래도 감옥이 한정적 공간이다 보니 드라마 최초의 '접견 멜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절대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투샷도 잡을 수 없고 손 한번 잡을 수 없어요. 그런 가운데서도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이제 본격적인 막이 올랐으니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주신다면요?
"'김제혁이라는 친구가 이 거친 공간에서 어떻게 삶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캐릭터 자체가 늘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역경을 딛는 인물이라 그 이야기가 있을 거예요.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펼쳐지고요. 아무래도 굴곡진 인생을 가진 사람들이다 보니 그들의 인생, 사랑, 왜 감옥에 들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포인트가 될 거예요. 그리고 그들과 엮이게 되는 제혁이의 멋진 모습? 1회에서도 나왔지만 저희는 대단한 영웅물이 아니라 작은 소영웅물을 만들고 싶거든요. 감옥에서 검사나 판사 출신이 휘어잡는 그런 영웅물이라기보단 제혁이가 좀 더 마음을 쓰고, 돈도 많으니까 돈도 쓰고, 머리도 쓰면서 그 안에서 작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 혹은 벌을 주는 사람이 되는 모습이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시청률에 대한 기대가 있으신가요?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라 저는 사실 '망할 거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응답하라 1997' 때의 평균과 하이점 정도가 나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막상 그 정도가 나오면 더 욕심내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웃음)" / nahee@osen.co.kr
[사진] CJ E&M, '슬기로운 감빵생활' 방송하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