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더라고요." 무거운 해결사의 짐을 덜어준 이정후(넥센)을 향해 김하성(넥센)이 고마움을 전했다.
김하성은 이번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의 4번타자로 낙점받았다. 올 시즌 소속팀 넥센에서도 4번타자로 나와 141경기 나와 타율 3할2리 23홈런 114타점으로 활약한 그는 대표팀에서는 귀한 우타 거포다.
일본전에서 김하성은 제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 3회말 실책으로 점수를 준 가운데 4회초 동점 홈런으로 분위기를 끌고와 빅이닝의 시작을 알렸다. 비록 경기에는 패배했지만, 당시 김하성은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국제용 4번타자'로서의 면모를 한껏 뽐냈다.
17일 대만전에서도 4번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비록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볼넷 두 개를 골라내며 찬스를 만들어갔다. 특히 6회말 2사 후 볼넷 출루에 성공하자 후속타자 이정후가 3루타를 날리며 김하성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이 점수는 이날 경기의 유일한 점수가 됐다.
수비에서도 김하성의 가치는 빛났다. 8회초 대타로 나선 천핀제가 박진형을 상대로 유격수 머리 위로 향한 안타성 코스의 타구를 만들었다. 그러자 김하성이 뛰어올랐고, 글러브에 정확하게 공을 넣었다. 대만의 대타 카드가 실패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결국 한국은 이날 경기를 1-0으로 잡았다. 일본에 패배하며 대회 탈락 위기에 몰렸었지만, 다시 한 번 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설욕할 기회를 받게 됐다.
결승 득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김하성은 안타를 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앞섰다. 김하성은 "어제는 늦게 끝나서 오늘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정후가 잘쳐줬다. 결승에 가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김하성은 "오늘은 투수(천관위)가 좋은 공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공을 계속해서 보려고 했고, 6회에 출루할 수 있었다"라며 "반면 마지막 타선은 더 적극적으로 쳤어야했는데,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하성은 "오늘 점수가 나지 않아 이렇게 끌려가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점만 뽑자고 생각을 했는데, (이)정후가 뒤를 받쳐줘서 고맙고, 기분이 좋았다"며 자신의 짐을 덜어준 동료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