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 6회' 정현, "강서브 문제, 시간이 해결해 줄 것"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11.17 14: 23

"강서브 약점, 시간이 해결해 줄 것".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한국체대)이 유소년 선수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 기회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했다. ATP 투어 우승을 하며 얻은 자신감을 전해주기 위한 의미있는 행사였다.
정현은 지난 1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결승전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 37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예선부터 결승전까지 무려 5전 전승을 거두며 투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인이 투어 대회서 우승한 것은 지난 2003년 1월 이형택이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이후 14년 10개월 만에 있는 일이다.
한국체육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정현은 자신의 모교에서 열린 행사서 어린이들과 똑같은 눈 높이로 클리닉을 실시했다. 농담도 건네면서 긴장을 풀게 했고 기술에 대한 설명을 할 때는 냉정한 모습도 보였다.
레슨을 마치고 유소년들의 질문공세에도 정현은 긴장이 없었다. 오히려 친구처럼 이야기 했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묻자 "고민이 크게 없다. 다만 양치질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입가심은 6번"이라면서 의외의 대답도 내놓았다. 또 주무기인 백핸드 스트로크를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묻자 "자다가도 일어나서 백핸드는 정확하게 할 수 있다. 그 정도가 되야 한다"며 냉정한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패했을 때의 생각에 대해 묻자 "그저 잠이나 자야지 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경기가 계속 있기 때문에 노력한다는 생각밖에는 없다"라면서 어른스러운 답변을 내놓았다.
■ 다음은 정현의 일문일답.
- 우승 후 어떻게 지냈나.
▲ 인터뷰도 정말 많았다. 그리고 여러가지 경험도 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굉장히 좋았다. 삼겹살도 먹으면서 좋은 시간 보냈다. 투어를 다니면서 먹지 못했던 돼지고기 위주로 많이 먹었다.
- '정현키즈'를 대상으로 한 클리닉인데.
▲ 좋은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제가 어렸을 때 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같은 코트에서 경기를 하게 될 것 같다.
- 우승 후 변화는 무엇인가.
▲ 인터뷰를 할 때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론의 취재로 인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
- 앞으로 3년의 목표는 무엇인가.
▲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랜드 슬램 대회 우승자 자리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꼭 달성하고 싶다. 많은 변화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립을 바꾸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굉장히 큰 도전을 한 일이다. 밸런스 훈련을 통해 발전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 국가대표 목표는.
▲ 태극 마크를 달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 왔다. 국가대표는 개인이 아닌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다. 그래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부담과 압박이 크다. 하지만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가대표로 지원이 부족한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현재 대표팀의 상황이 좋은편은 아니지만 월드그룹에 갔을 때 좋은 지원이 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 사기가 떨어지는 것이 냉정한 사실이다.
- 유소년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 별 생각 없이 운동했던 나와는 다르게 지금 어린이들은 생각하는 것이 달라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오늘과 같은 클리닉 경험이 있나.
▲ 접해본 기억은 없다. 기억 남는 원 포인트는 없었다.
- 넥스트 제네레이션 대회는 어땠나.
▲ 상대에게 반전 기회를 주지 않는 특징이 있다. 어렵게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 투어에 참여하게 될 후배들에 대한 생각은.
▲ 아직 나도 완벽하게 자리 잡지 못했다. 선수들을 단단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덕희 등 젊은 선수들은 나 보다 개인적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나는 노력하는 선수다. 앞으로 그 선수들은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안경쓴 외모가 화제가 됐다.
▲ 원래는 고글이 아니라 평범한 안경을 썼다. 그래서 외국 선수들이 놀라면서 '교수님' 같다는 말을 들었다. 기분 나쁘지 않은 별명이다. 꾸준히 멘탈 트레이닝 뿐만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것 같다.
- 상금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
▲ 상금은 모두 부모님께서 관리하고 있다. 팀 확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조금 더 높은 위치에 오른다면 물흐르는 것처럼 달라질 것으로 믿는다.
- 내년 각오는 무엇인가.
▲ 투어에서 상위 랭커들과 대결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따라서 더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강서브를 가진 선수들과 대결서 어려움이 있었다.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지만 앞으로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 10bird@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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